부동산 분양

미계약분 온라인 추첨...모델하우스 줄서기 대안될까

현대건설 '고덕 아르테온' 미계약분

내달 4일 국내 첫 온라인 추첨

투기수요 더 몰려 경쟁 과열 우려도



최근 아파트 청약 미계약(잔여분) 물량 현장 추첨장(모델하우스)에서 밤새 줄을 서거나 대기 순번을 사고파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온라인 추첨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 아르테온’의 미계약분에 대한 온라인 추첨을 다음달 4일 진행한다. 미계약 물량을 온라인 추첨으로 판매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건설은 4일 미계약분에 대해 온라인 신청 접수를 한 뒤 6일 당첨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계약 물량은 일반분양 물량 1,397가구의 4~5% 수준인 60~70가구로 알려졌다.


고덕 아르테온은 이달 초 1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평균 10.52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에서 전 주택형이 마감됐지만 바뀐 청약제도로 부적격자들이 나오면서 당첨 기회가 예비당첨자들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예비당첨자들 중에서도 부적격 대상이 나오면서 미계약 물량을 온라인 추첨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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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온라인 추첨을 도입한 것은 최근 미계약 물량 추첨 현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말부터 미계약 물량 매수 희망자를 미리 모집하는 ‘내 집 마련 신청’이 금지되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현장 추첨이나 선착순 모집 방식으로 청약 잔여분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아침 혹은 전날 밤부터 모델하우스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추첨 현장에서는 줄만 대신 서주고 몇 백만원을 챙기는 사례도 등장했다. 특히 미계약 물량은 청약통장이 없거나 다주택자들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하지만 문제점도 제기된다. 현장 추첨의 경우 신청자들이 한곳에 모인 상황에서 당첨자를 뽑았는데 온라인 추첨은 신청자들이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첨자를 뽑아 공정성 논란이 일 수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추첨 시스템 관리자에 의해 당첨자가 조작되거나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투기 수요가 더 몰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형 건설사 임원은 “현장 추첨장은 그나마 실수요자들이 발품을 팔아 오는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 추첨으로 뽑게 되면 오히려 투기 수요가 더 몰려 경쟁이 과열될 위험이 있다”며 “이에 진짜 실수요자가 당첨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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