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버디사냥꾼' 한미일 상금퀸…필살기는 달라요

'영파워' 이정은·박성현·스즈키

버디 수 상위권…대상도 거머쥐어

이정은 주무기는 '날선 아이언샷'

박성현, 장타 후 짧은 클럽 활용

컴퓨터 퍼트 자랑하는 日 스즈키

아이언샷 보완 후 버디 능력 향상

2915A34 2017시즌 한·미·일




지난 26일 막을 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끝으로 한미일 여자골프가 2017시즌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이정은(21·토니모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박성현(24·KEB하나은행), JLPGA 투어의 스즈키 아이(23·일본)가 ‘상금퀸’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모두 20대 초반의 ‘영파워’들인 한미일 투어의 ‘상금퀸’은 어느 때보다 풍성한 화제를 만들어내며 1인자의 자리에 앉았다.


이정은은 주요 개인 타이틀을 싹쓸이하며 4관왕에 올랐다. 시즌 4승을 거둔 이정은은 10월22일부터 매주 대회가 끝나는 일요일마다 대상, 상금왕, 다승왕, 평균타수 1위를 차례로 확정하는 진기록 행보를 이어가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국내 무대를 평정하고 이번 시즌 미국에 진출한 박성현은 LPGA 투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메이저대회인 US 여자오픈을 포함해 2승을 거둔 박성현은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에 신인상과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대상)을 석권했고 LPGA 투어 신인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JLPGA 투어의 스즈키 아이는 일본 여자골프의 자존심을 세웠다. 최근 7년간 한국 선수가 독식하다시피 한 상금왕 타이틀을 일본선수가 차지한 것은 4년 만이다.

이정은·박성현·스즈키는 ‘버디 사냥꾼’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이정은은 라운드당 버디 4.20개, 박성현은 4.56개, 스즈키는 3.62개를 잡아냈다. 각각 소속 투어에서 이 부문 1위·2위·4위에 올랐다. 세 선수 모두 버디 사냥 능력을 앞세워 나란히 상금왕과 대상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었다.


버디 사냥의 방식은 각기 달랐다. 이정은은 약점을 찾기 어려운 견고한 골프를 한다. 평균 드라이버 거리 11위(252.86야드), 그린 적중률 3위(78.43%), 평균 퍼트 수 5위(29.81개) 등이 말해주듯 고른 기량을 갖췄다. 동료 선수들과 전문가들이 꼽는 주무기는 날카로운 아이언 샷이다. 이정은은 드라이버 거리와 페어웨이 안착률,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을 합산한 ‘히팅 능력 지수’에서 1위에 올라 누구보다 버디 기회를 자주 만들고 뛰어난 클러치 퍼트 능력을 바탕으로 스코어를 낮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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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 박성현은 미국 무대에서도 공격적인 플레이로 성공 스토리를 썼다. 드라이버 거리 7위(270.4야드)에 그린 적중률도 7위(75.7%)로 높다. 가끔 페어웨이를 벗어나더라도 멀리 때려 놓고 짧은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스타일이다. 장타력은 더 강해졌고 약점이던 정확성은 보완했다. 장타 순위 10위 이내 선수 중 박성현과 렉시 톰프슨(3위) 등 단 2명만 상금랭킹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40위(29.54타)지만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는 1.75회로 9위에 올라 찬스에 강했다.

스즈키는 컴퓨터 퍼트를 자랑한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58회로 2위를 기록했다. 그린 적중 시 스즈키보다 퍼트를 더 잘한 선수는 신지애(1.753)뿐이다. 버디 능력 향상의 숨은 비결은 아이언 샷. 2015년 49위, 지난해 29위였던 그린 적중률은 올해 11위(70.5%)로 향상됐다. 그는 “올해 2월 (남자골프 세계 5위) 마쓰야마 히데키의 샷을 보고 배운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도 좋은 자극이 됐다. 스즈키는 JLPGA 투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투어에서 일본인이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면서 “연습량에서 외국인 선수에게 뒤지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 시즌 ‘상금 톱10’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KLPGA 투어가 23.6세로 가장 낮았다. LPGA는 26세, JLPGA는 29.4세였다. 평균 상금액은 LPGA 투어 162만달러(약 17억6,300만원), JLPGA 1억418만엔(약 10억1,700만원), KLPGA 6억6,258만원 순이었다. 올해 대회 수는 미국 33개, 일본 32개, 한국 30개였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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