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신차생산 막는 현대차 노조 해외시장 고전 안보이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노조의 작업 방해로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파행을 겪고 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추가 생산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으로 ‘긴급 파업’이 빚어지는 바람에 내년 1월로 예정된 미국 수출에 큰 차질이 생겨 임시생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해외 주문이 몰려도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증산하지 못한다는 소식은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 만든다. 심지어 일부 생산라인을 쇠사슬로 묶어 컨베이어벨트를 멈추게 하고는 일종의 퍼포먼스였다고 둘러댄다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이 과정에서 코나 생산을 막으려는 노조원과 일감이 늘어난다며 환영하는 노조원 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보였다고 한다. 제조업의 성역인 생산라인을 투쟁의 도구로 삼는 자해행위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증산은 물론 신규 라인이나 전환배치 등과 관련해 일일이 노조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독소조항 때문이다. 노조 측은 이번에도 한 달 넘게 협의를 진행하면서 현행법을 위반하고 인사권을 침해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며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고 한다. 일본 도요타 등 경쟁사들은 시장 상황에 맞춰 공장이나 라인별로 생산 차종을 쉽게 바꿀 수 있는데 우리만 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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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3·4분기까지 주력시장인 미국 판매가 10%나 급감하며 비상경영에 돌입한 지 오래다. 그런데도 노조는 툭하면 생산라인을 세우거나 무리한 요구를 내걸며 파업을 일삼고 있다.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일일이 제동이 걸리는 상황에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불법행동에 대해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 잇속만 챙기겠다며 자동차산업의 뿌리를 뒤흔드는 노조의 행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귀족노조도 정신을 차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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