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文-트럼프, 38시간만에 다시 통화

신속한 소통 韓美 공조 과시

코리안패싱 불식 의지 담긴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에 이어 하루 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대북 해법을 논의한 것은 한반도 안보문제에서 ‘코리아 패싱’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한미동맹이 북한의 군사적 도발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확고하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


30일 오후10시께 이뤄진 두 정상의 통화는 전날 오전8시30분에 이어 채 38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연결됐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적인 공식 일과시간이 개시되기도 전인 오전8시 무렵에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것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새벽에 기습 발사했던 전날에 비하면 30일에는 상대적으로 긴박함이 떨어졌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신속히 핫라인으로 접촉한 것은 그만큼 한반도 상황을 다루는 데 있어 한국의 의사를 중시하겠다는 무언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전날 한미 정상 통화도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린 지 불과 5시간 만에 이뤄졌는데 이는 두 정상의 공조가 굳건함을 뜻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관련기사



이 같은 모습은 8월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북한의 군사 도발 대응 문제를 주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것은 8월7일이 처음이었는데 이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 지 열흘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그에 앞서 7월4일에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했음에도 두 정상의 통화가 전무했다. 불과 3~4개월 전과 비교하면 한미 정상 간 대북공조를 위한 소통이 한층 신속하고 원활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미 정상이 이틀 연속 대응 방안을 논의할 정도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위험 수준으로 고도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은 화성-15형을 통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미 여섯차례의 핵실험으로 상당한 수준의 핵 능력 확보에 접근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숙제는 한층 높아진 북한의 위협 앞에서도 미국이 인내하며 평화적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함께 적극적으로 상황 관리를 해나가는 것이라고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민병권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