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9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2014년 9월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나기 사흘 전인 9월12일 안가에서 두 사람이 독대했다는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의 진술조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안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안 전 비서관의 이러한 진술은 이번 달 검찰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났고 검찰 공소유지팀은 이 진술서를 특검에 인계했다. 안 전 비서관은 구체적인 날짜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신이 직접 이 부회장을 안내했기 때문에 독대 사실은 정확히 기억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특검 측 신청을 받아들여 다음 달 18일 안 전 비서관을 불러 내용을 확인하기로 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재판 후 취재진에게 “9월 15일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두 사람이 만나기 전 이미 독대를 통해 (승마 지원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소위 독대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그 성격을 보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종범 전 수석도 증인 신문 과정에서 ‘정확한 시기는 기억 못 하지만 2014년 하반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개별 면담을 했다’고 말해 그 내용을 안 전 비서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재판 과정에서 독대 시기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1차 독대는 210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의 만남으로 공식화 돼 있었다. 당시 이들이 만난 시간은 5분 남짓에 불과해 삼성 측은 이를 두고 “짧은 시간에 어떻게 뇌물수수 합의가 이뤄졌겠느냐”는 취지로 특검의 주장을 반박해 왔다. 하지만 1차 독대 시기가 앞당겨 질 경우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나기 전 이미 승마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충분히 오갈 수 있어 지금까지의 삼성측 논리는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소환된 고영태씨는 최근 정유라씨 집에 괴한이 침입한 사건과 관련한 신변 위협 등의 이유로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앞서 불출석 했던 장시호씨와 고씨를 각각 다음 달 11일과 13일에 재소환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날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을 마지막 증인으로 소환한 뒤 12월 중 심리를 마무리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