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임원인사] 60대 부회장 6명 전원 유임…LG전자 사장 3명 등 역대 최대 승진

전자·화학 실적 호조 앞세워 세대교체보단 능력에 중점

스마트폰 수장 조준호 사장, 인화원장으로…인재육성주도

LG사장




LG그룹 임원인사의 기조는 ‘안정 속 성과주의’로 요약된다. 오너가 4세 구광모 LG 상무의 승진은 없었고 60대 초·중반대 부회장들은 실적호조 덕에 세대교체 파고를 넘었다. 신상필벌은 역대 최대 승진자를 낸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 등에서 잘 드러났다. LG전자의 경우 사장 3명, 부사장 8명, 전무 16명 등 총 67명의 승진자를 냈다. 시장에서 선전한 사업부의 사령탑, 출신과 성별을 불문하고 능력이 검증된 인사 등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승진시켰다는 게 LG의 설명이다.


◇인사 키워드는 ‘신상필벌’과 ‘미래’=글로벌 프리미엄TV 시장에서 선전한 HE사업본부의 권봉석 부사장, 해외 경험이 풍부한 권순황 B2B사업본부장이 LG전자 사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 초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에서 영입된 박일평 소프트웨어센터장도 1년 만에 신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승진했다. LG전자 사장 승진자의 면면을 보면 ‘신상필벌’과 ‘미래 준비’에 기반한 인사임을 알 수 있다. 권봉석 신임 사장은 올레드TV로 LG전자의 이름값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HE사업부 영업이익률이 9.9%(3·4분기 기준)에 이를 만큼 호성적을 내 일찌감치 사장 승진 영순위로 꼽혔다. 해외에서 잔뼈가 굵은 권순황 사장과 하만 CTO 출신인 박일평 사장은 과감한 승진 케이스다. LG전자가 자동차 전장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생활가전의 H&A사업본부는 송대현 사장이 유임됐다.

반면 스마트폰이 속한 MC사업본부의 조준호 사장은 LG인화원장으로 옮긴다. 50세에 그룹 최연소 사장에 올랐던 조 사장은 MC사업본부가 10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당분간 인재육성에 힘쓰게 됐다. MC사업본부장은 지난 7월 MC단말기사업부장을 맡았던 황정환 부사장이 이끌게 된다.


◇LG화학 사장 등 연구원 중용, 젊은 인재 발탁=LG화학에서는 연구원 출신이 중용됐다. 신임 노기수 사장은 일본 미쓰이 출신으로 기초소재 주요 사업은 물론 자동차 전지용 양극재 개발 등에도 일가견이 있다. 노 사장은 중앙연구소장도 맡아 연구개발(R&D)을 총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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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에서는 황용기 TV사업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사장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캠프 및 판매 확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CTO 강인병 전무와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상돈 전무, 모바일개발2그룹장인 하용민 전무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발탁 인사도 적잖았다. LG전자의 정수화 상무는 탁월한 기술개발로 부사장으로 직행했고 LG생활건강의 홈&펫케어 마케팅 부문의 김규완 상무는 최연소 승진자의 영예를 안았다. 여성 승진이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 LG의 한 관계자는 “여성 전무 승진 2명, 외국인 상무 승진 2명 등에서 보듯 성과와 역량을 갖춘 핵심인재는 누구든지 승진할 수 있다는 성과주의를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60대 부회장, 성과로 세대교체 잠재워=이번에 지주사인 ㈜LG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하현회 사장까지 더해 부회장은 총 7명(구본준 부회장 포함)으로 늘었다. 하 부회장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솔루션 및 친환경 자동차 부품 등 그룹 주력 및 차세대 사업 모두에 두루 식견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가장 연장자인 박진수(1952년생) LG화학 부회장을 비롯해 차석용(1953년생)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1955년생)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권영수(1957년생) LG유플러스 부회장, 신임 하현회(1956년생) 부회장 등 부회장 전원이 60대라는 점도 눈에 띈다. 기존 5명이 모두 유임돼 부회장이 전원 ‘생존’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 등의 올 3·4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웃돌 만큼 전반적으로 그룹 실적이 좋았다”며 “최고 수뇌부의 유임 전망이 그대로 이뤄진 셈”이라고 촌평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기술 트렌드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요즘 비즈니스 세계 특징상 젊은 CEO를 선호하는 추세인데 실적 고공행진이 이런 바람을 잠재운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이상훈·박성호·신희철기자 shlee@sedaily.com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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