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가업승계 성공하려면 돈보다 창업정신 물려줘야죠"

김선화 에프비솔루션즈 대표

중소 가족기업 세대 거칠수록

생존율 30%→12%→3% 급락

"기업가 정신 등 핵심가치 계승

능동적 대처능력 키워라" 조언

김선화 에프비솔루션즈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명문장수기업연구회 세미나’에서 올바른 가업승계의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중앙회김선화 에프비솔루션즈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명문장수기업연구회 세미나’에서 올바른 가업승계의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중앙회




“통계적으로 보면 가업승계의 성공 확률이 2세대는 30%이지만 3세대는 12%, 4세대는 3%까지 떨어집니다. 중소가족기업이 가업승계에 성공하고 장수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돈보다 창업정신을 물려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가업승계 전문가인 김선화(사진) 에프비솔루션즈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13회 명문장수기업연구회 세미나’에서 ‘가업승계, 명문장수기업의 성공전략’ 주제 발표에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0년 이상 된 가족기업은 창업 초기부터 전수된 경영철학과 핵심가치를 지켜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장수기업이 되려면 창업자의 경영철학과 기업이념이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속담에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유대인과 포르투갈·이탈리아 등 역사가 오래된 국가에도 유사한 표현이 있을 정도로 시대와 민족·국가를 초월하는 진리”라며 “가업승계의 성공률은 세대를 거칠수록 낮아지는 만큼 창업정신과 핵심가치를 계승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만 장수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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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1세대인 창업주의 은퇴 시기가 다가올 때 위기를 맞는 이유로 유연성 부족과 변화 저항을 꼽았다. 그는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즐겨 사용한 ‘휴브리스의 경계’를 인용했다. 휴브리스는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인간의 ‘오만’을 뜻하는 그리스어다. 김 대표는 “(창업주는)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신해 자신의 능력 또는 자신이 과거에 썼던 방법을 절대적 진리로 착각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차세대 경영인이 등장해 조직을 다시 유연화하고 변화와 혁신의 방안을 모색한다면 기업은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백 개의 중소기업 사례를 분석한 뒤 가업승계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경영인의 조건으로 △기업가정신 △전략적 마인드 △창업주의 정신과 기업이념 존중 등을 들었다. 그는 “이 같은 조건을 갖춘 경영인들은 아버지의 기업을 가족의 사유재산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고 창업주의 정신과 기업의 뿌리·원칙을 지켜나가는 가운데 도전과 혁신을 시도하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가업승계는 기업 경영자들이 부를 대물림한다는 편견에 가려져 오해받고 있지만 ‘부의 세대 이전’이 아닌 ‘기업의 영속성’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200년 이상 지속되는 명문 장수기업이 3,000개 이상 나올 수 있도록 가업승계에 관한 건설적 논의를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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