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 혁신 기반 구축, 산업 생태계 조성, 사회문제 해결과 미래사회 대응 등 부처별로 추진해오던 과제를 ‘사람중심 4차산업혁명’으로 집약해 밑그림을 제시한 것은 의미가 크지만 핵심인 규제타파 등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이 제기된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등 일부를 제외하고 4차산업혁명 대열에서 이미 중국에 뒤지는 위기 상황에서 규제 타파나 산업구조조정, 교육혁명 등에 걸쳐 정부·정치권이 특단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 제품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을 하는 상하이 K-Land사의 리중하오 대표는 최근 서울에서 기자와 만나 “상하이를 가보면 해가 다르게 4차산업혁명이 쑥쑥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중국이 놀랄 정도로 발전해 4차산업혁명만큼은 한국을 추월한 지 한참 됐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사회문제 해결과 경제 혁신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민간의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내되 관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효과적”이라며 “핵심인 규제타파를 위해 각 부처 공무원이 신산업 분야의 경우 감사원 눈치를 안 보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탄력적인 감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도 “정치권에서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데다 신·구 산업 갈등조정 능력이 부족하고 고용·복지·교육 등에 미치는 전방위적 영향에 대한 대처능력이 낮다”고 자성했다. 바이오벤처기업 대표 K씨는 “정부출연연구원이나 교수들과 4~5차례 프로젝트를 해봤는데 성과를 내기보다 보고서 쓰는 데 역점을 둬 매우 실망했다”며 “출연연과 교수·기업에 지원하는 연 20조원의 국가 연구개발(R&D)자금이 상업화로 이어지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