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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풀어낸 무용수의 이야기

무용수는 안무가의 생각을 담아낸 그릇일까 그 자체로 예술작품일까.

직접 꾸민 공간과 안무, 음악을 통해 춤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국립현대무용단의 레퍼토리 ‘댄서 하우스’가 김용걸, 김지영, 성창용, 한예리, 김남건, 최수진 등 서양과 한국,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여섯 무용수들과 함께 돌아온다.



첫 무대(7~8일)는 20여년간 중력을 거스르는 춤에 도전해온 최고의 발레 무용수 김용걸과 김지영이 연다. 발레는 형식의 예술이지만 두 사람은 완벽한 무대 세팅과 화려한 분장, 정형화된 움직임 대신 무용수의 몸 그 자체로 무대에 오른다.



9~10일 무대를 이어받는 배우 한예리는 연기와 춤을 이어보기로 했다. ‘이어주는 것’은 한예리의 전공인 전통무용의 가치이기도 하다. 한예리에게 연기가 ‘안의 것을 비워 내고 다른 자아를 넣는 행위’라면 무용은 ‘나를 꽉꽉 눌러 채우는 행위’다. 이번 무대에서는 한 사람의 몸을 통해 두 행위가 맞닿게 된다.



한예리에 이어 2부 무대를 장식하는 성창용의 작품은 진솔하다. 안무가의 요청에 따라 기계적으로 춤을 추던 무용수 생활에 지쳤던 성창용은 뉴욕의 클럽에서 몸의 리듬과 심장박동에 따라 춤을 추며 몸짓의 즐거움을 재발견했다고 한다. 이번 무대에는 특별히 그를 클럽 춤꾼으로 이끌었던 50대 후반의 한 여성이 등장한다. 두 사람은 테크노 음악에 맞춰 본능에 따른 몸짓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마지막 무대(11~12일)에서는 연극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연극배우 백석광과 촉망받던 한국 무용수 김남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실 백석광과 김남건은 같은 사람이다. 더 이상 춤을 추지 않으려는 옛 무용수를 무대 위에 세우며 그가 말하는 몸과 춤, 인생의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시즌단원인 최수진은 미국 뉴욕 시더레이크 컨템포러리 발레단에서 만나 춤 인생의 변곡점을 만들어준 동료 무용수 매튜 민 리치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춤꾼에게 최고의 화술은 몸짓이다. 숨기고 싶었던, 숨겨온 이야기가 진실한 몸의 언어를 통해 무대 위에 펼쳐질 예정이다. 7~1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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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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