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4일과 178마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의 복귀전을 장식한 긍정적인 숫자들이다.
우즈는 1일(한국시간) 바하마 나소의 올버니GC(파72·7,302야드)에서 개막한 히어로 월드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에서 301일 만에 복귀 경기를 치렀다. 그는 지난 4월에 생애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았고 10월만 해도 9번 아이언 샷이 80야드밖에 나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1번홀에 선 우즈는 첫 홀부터 엄청난 장타를 뿜었다. 미국 골프채널에 따르면 우즈는 이 홀에서 동반 플레이어 저스틴 토머스(24·미국)보다 티샷을 30야드 더 보냈다. 세계랭킹 3위 토머스는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상금왕이자 평균 드라이버 샷 309야드의 장타자. 1·2번홀을 파로 넘어간 우즈는 3번홀(파5)에서 2번 아이언으로 거의 260야드를 날려 2온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 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그는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적으며 성공적인 컴백 라운드를 마쳤다. “(우즈를) 혼쭐 한번 내주고 싶다”고 농담조로 말했던 토머스와 동타. 전체 18명 중 단독 선두 토미 플리트우드(6언더파·잉글랜드)에게 3타 뒤진 공동 8위며 세계 1·2위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4언더파·이상 미국)와는 1타 차다. 우즈재단이 주최하는 이 대회는 PGA 정규투어는 아니지만 성적이 세계랭킹 산정에 반영되는 PGA 투어 공식 이벤트 대회다. 세계 1,199위까지 추락한 우즈가 우승한다면 단숨에 150위 내에 진입한다.
우즈는 지난해 이 대회 1라운드에서는 73타를 쳤다. 이후 2월 유럽 투어 대회 중 기권한 뒤 첫 대회 출전이다. 1라운드에서 60대 타수를 적기는 2015년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이후 834일 만. 언더파 스코어는 지난해 이 대회 3라운드 2언더파 이후 약 1년 만이다. 골프채널의 수석연구원인 저스틴 레이는 “9번홀(파5)에서 우즈의 드라이버 샷은 볼 스피드가 178마일로 측정됐다. 지난 시즌 PGA 투어 1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고 했다. CBS스포츠는 “몇 달 전에야 골프채를 다시 잡은 사람의 수치라는 게 더 놀랍다”고 평했다.
퍼트 수도 28개로 안정적이었다. 6~7m 거리에서도 두 차례 버디 퍼트를 넣었고 3퍼트는 한 번으로 막았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은 다소 아쉬웠다. 칩샷 입스(불안증세)를 겪기도 했던 우즈는 4·9번홀 칩샷이 두껍게 맞아 곤란을 겪었다. 4번홀에서는 그럼에도 그린 에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 주먹을 내지르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선보였으나 9번에서는 보기를 범했다. 그래도 막판까지 지친 기색 없이 견고한 플레이를 이어간 우즈는 “대회에 나와 티샷을 날리니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것 같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허리 상태가 더 좋고 훈련도 잘된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