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표전차의 앞날은 세 가지 방향에서 점쳐볼 수 있다. 우선 검사에 걸리는 시간을 알아보자. 파워팩은 보통 세 가지 검사를 받는다. 가장 먼저 단품 내구도 검사. 여기에 약 두 달이 걸린다. S&T중공업의 변속기가 이 단계부터 걸렸다. 다음 단계는 변속기와 엔진을 결합해 파워팩을 구성한 뒤 시험하는 것이다. 소요시간은 약 3주. 통과하면 이번에는 파워팩을 전차에 싣고 3,200시간 주행하는 절차를 거친다. 여기에서도 3~4개월이 걸린다. 검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약 6~7개월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만약 S&T중공업이 정말로 손을 들어버리면 독일 변속기와 국산 엔진이 결합한 혼혈 파워팩을 쓰게 되는데 6~7개월에서 파워팩 시험 기간인 3주가 빠지는 대신 시간을 잡아먹는 업무가 들어온다. 대외 구매는 가격과 인도조건이 복잡해 시간이 적잖이 걸리는 게 보통이다. 자칫 오는 2019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 S&T중공업이 검사에 참가하는 경우다. 제품의 결점을 모두 극복해 내년 3월 말 이후 시작될 검사를 모두 통과한다고 가정할 때 검사에 6~7개월이 소요된다. 어떤 경우든 내년 하반기 말에서나 2차 양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 번째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국산 엔진과 독일제 변속기가 맞지 않을 경우 2차 양산은 한없이 늘어질 수 있다. 2차 양산 이후 국산 엔진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다만 국내 기술진과 독일 변속기 회사 기술진 간에 문제가 해결돼 혼혈 파워팩 제작사업은 순조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