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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똥에 관한 모든 이야기

■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리처드 존스 지음, MID 펴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알려져 있는 ‘코피루왁’은 아시아 사향고양이가 먹어서 배설물로 내놓은 커피 열매로 만드는 커피다. 요약하자면 ‘똥 커피’인데 그 맛과 희소성 때문에 세계가 열광한다.

어려서는 그 이름만 들어도 까르르 웃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남들 앞에서는 쉬쉬하게 되는 ‘똥’ 이야기를 곤충학자인 저자가 ‘버려진 것들’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쳤다.


1788년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영국의 첫 이민선에는 죄수뿐 아니라 소·말·양이 함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200년 뒤 호주는 세계적 목축국가로 성장했다. 그러나 가축들이 매일 쏟아내는 수백만t의 분뇨와 이 때문에 급증한 파리떼를 마주하고서야 ‘실수’를 깨달았다. 소똥을 치워줄 똥딱정벌레가 호주 대륙에는 서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1960년대부터 호주 정부는 세계 곳곳에서 똥딱정벌레를 공수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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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똥으로 성공한 대표 동물로 파리와 딱정벌레를 들었다. 특히 똥을 경단처럼 굴린다는 경단형 딱정벌레는 자기 몸무게의 50배까지 똥을 굴려 그 크기가 테니스공 만해지기도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런 똥딱정벌레를 숭배해 1.5m의 대형 진왕소똥구리 석상을 대영박물관에서도 볼 수 있다. 책에는 각종 동물 똥의 특징과 그림, 관련 용어를 정리한 분변학 사전까지 들어있다. 모두가 저자의 빛나는 통찰의 결과물이다. 1만8,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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