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006120)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가 공식 출범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계열사 지배력을 높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경영 보폭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케미칼은 1일 기존 SK케미칼이 SK디스커버리 지주사로 존속되고 사업회사가 분할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분할·신설되는 사업회사는 기존 사명인 SK케미칼을 이어받게 된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 비율은 48대52다. SK디스커버리의 대표는 최 부회장이 맡고 총괄 임원으로는 박찬중 SK케미칼 고기능소재사업부문장 전무가 선임됐다.
이번 분할로 SK디스커버리는 자회사 관리와 신규 사업 투자 등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하고 SK케미칼은 기존의 화학사업과 제약사업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게 됐다.
앞으로 대주주인 최 부회장이 보유한 사업회사 SK케미칼의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 출자해 지주사 주식과 교환하게 되면 ‘최 부회장→SK디스커버리→SK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내 또 다른 소규모 그룹인 ‘SK디스커버리 그룹’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최 부회장의 SK디스커버리 그룹의 지배력은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친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사촌 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비해 대외 활동이 뜸해 ‘은둔의 오너’로까지 불리던 최 부회장의 경영 보폭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일각에서는 지주사 체제 전환이 계열 분리 수순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하지만 ‘느슨한 연대’를 강조하는 ‘따로 또 같이’ 경영이 SK그룹 기조인 만큼 이런 틀 안에서 SK그룹과는 또 다른 방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SK디스커버리가 ‘순수지주회사’가 아닌 ‘사업지주회사’로 출범한 만큼 최 부회장도 SK가스(018670) 등 계열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디스커버리의 경우 계열 분리를 선택하기보다는 SK그룹의 생태계 안에서 성장을 꾀하는 것이 훨씬 이익일 수 있다”며 “전부터 SK케미칼 계열사는 독자 경영을 해왔는데 앞으로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