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의원 세비(歲費) 인상에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여야는 1일 정부안대로 예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결산심사 소위원회는 지난달 3일 의원 세비 중 일반수당을 내년에 공무원 보수 인상률(2.6%)만큼 올리기로 합의했다. 관련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국회의원 1인당 1억4,000만원인 연봉의 추가 인상을 위해 매년 6억여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비판이 커지자 여야는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세비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에 연동해 예산처에서 정부안으로 오기에, 소위에서 이론이 없어 고치지 못하고 자동적으로 적용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해명 문자를 통해 “소위원장인 저마저도 취재가 있기 전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면서 “아마도 국회 사무처가 정부의 지침에 따라 공무원들의 내년도 급여 인상률만큼 국회의원을 포함한 소속 공무원에게 자동반영하며 발생한 문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여론을 의식해 세비를 인상하지 않고 계속 온 그 자체가 오히려 문제”라며 소신 발언을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정한 21건의 예산부수법안 가운데 9건이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예산부수법안이 예산안과 별도로 먼저 처리된 것은 국회선진화법 적용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2일) 하루 전인 이날 본회의를 열고 부의된 9건의 법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예산부수법안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대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대안, 개별소비세법 개정안, 국세기본법 개정안,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증권거래세법 개정안, 주세법 개정안, 관세법 개정안, 수출용 원재료에 대한 과세 등 환급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등이다.
국회는 원래 부가가치세법 개정안 대안까지 10건을 본회의에 올리려고 했지만 내부 논의 끝에 9건만 상정했다.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은 상속·증여세 신고세액 공제율의 하향 조정, 가업상속공제 시 가업 영위기간별 공제한도 조정 등을 담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고용증대세제,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신설과 근로장려금 지급액 상향 조정을 핵심내용으로 한다.
개별소비세법 개정안(발전용 유연탄 개별소비세 인상, 30원/㎏→36원/㎏),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증권거래세 신고기한 조정), 관세법 개정안(고액·상습 체납자의 명단공개 대상 확대) 등의 정부 법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