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3.3㎡당 1억원 등 역대 최고 분양가 책정으로 관심을 모았던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시행사인 대신F&I가 결국 분양가를 조정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보증신청을 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신F&I는 지난 1일 오후 HUG에 나인원 한남 분양보증신청서를 제출했다. ★본지 11월27일자 1·29면 참조
247㎡(170가구)와 290㎡(93가구)에 대해 3.3㎡당 5,60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했으며 복층형(43가구)에 대해서는 3.3㎡당 6,900만원으로 분양가를 매겼다. 다만 평균 분양가를 끌어올렸던 일반 펜트하우스 26가구와 당초 3.3㎡당 1억원 안팎으로 책정했던 슈퍼펜트하우스 3가구의 분양가에 대해서는 ‘공란’으로 분양보증신청서를 제출했다. 대신F&I의 한 관계자는 “펜트하우스 분양가를 공란으로 제출한 것은 HUG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겠다는 방침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F&I가 펜트하우스의 가격을 낮추기로 함에 따라 당초 3.3㎡당 6,7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됐던 평균 분양가 역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HUG는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를 초과할 경우 분양보증을 해주지 않는다. 나인원 한남의 경우 최근 분양한 단지가 없어 인근의 비슷한 단지인 한남더힐의 시세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게 대신F&I 측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분양보증신청서를 접수했다는 의미는 사업자와 HUG 간 분양가에 대한 협의가 상당히 진전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나인원 한남의 경우 워낙 서울 강북의 알짜 부지에 분양돼 주목을 끌고 있는데다 HUG가 최근 고분양가 관리에 나서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HUG 관계자는 “담당 부서에서도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주에 심사를 통해 승인이든 거절이든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F&I가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를 대폭 낮추기로 한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업을 진행해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특히 가구 수가 얼마 되지 않는 펜트하우스에 대한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비중이 높은 주력 평형대 분양가를 당초 계획대로 받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인원 한남은 총 335가구로 247㎡가 50% 이상을 차지하며 290㎡의 비중도 28%다. 반면 펜트하우스와 슈퍼펜트하우스는 총 29가구다.
대신F&I 측은 “최근 청담동 등에서 분양되는 고급빌라의 경우 3.3㎡당 8,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분양을 하고 있다”며 “국내 0.001%에 해당하는 VVIP를 대상으로 하는 고급주택은 일반 아파트와 대상 계층이 달라 고분양가로 인한 인근 아파트 가격 상승과는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엘루이호텔 자리에 들어서는 ‘더 펜트하우스 청담’은 분양가 승인을 받지 않는 29가구짜리 공동주택으로 설계됐으며 펜트하우스 한 채의 분양가는 180억원대로 책정됐다.
대신그룹 계열로 부실채권투자(NPL) 전문회사인 대신F&I는 지난해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를 6,242억원에 매입하고 최고급 주거단지로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조경설계는 사사키 요지, 설계는 ANU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와 글로벌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 인테리어 디자인은 B&A디자인커뮤니케이션의 배대용 소장에게 맡기는 등 각 분야의 대가에게 의뢰했다. 또 1,800평에 달하는 커뮤니티 시설에는 호텔급 피트니스 및 사우나 시설, 수영장, 파티룸, 게스트룸 등이 마련된다. 또 기존 고급 주택단지의 약점으로 꼽히는 상업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한남대로변에는 상가를 배치할 예정이다. 이 상가는 대신F&I가 직접 수수료 매장으로 운영하며 고급 업종으로 MD 구성을 관리할 계획이다.
분양대행사 프런티어마루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고급주택이 지어진 지 20년이 다돼간다”며 “주택이 노후화되면서 대체주택을 찾는 최상위층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