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예산안 타결] 3,000억 초과 대기업 세부담 2조3,000억 늘어난다

■법인세 부담 얼마나

과표 신설 구간 정부안보다 1,000억 올려

대기업 세부담은 당초보다 3,000억 줄어

국회가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안을 정부 원안과 큰 차이 없는 내용으로 합의하면서 대기업과 고소득자의 세 부담은 약 3조5,000억원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법인세의 경우 이번 인상으로 77개 대기업에서 약 2조3,000억원의 세 부담이 늘게 됐다. 당초 정부·여당이 추진했던 방안은 129개 기업, 세 부담 2조6,000억원이었다. 대상 기업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세 부담은 3,000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세금 부담이 일부 기업에 편중되는 현상이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국회가 합의한 법인세 인상 방안을 보면 과세표준 구간 ‘3,000억원 이상’을 신설하고 대상 기업에 25%의 세율을 매기도록 한 것이다. 기존 정부안 2,000억원 이상보다 확대돼 대상 기업을 줄었지만 삼성전자·현대자동차·한국전력·SK하이닉스·한국수력원자력·LG화학·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이마트·SK텔레콤 등 법인세 상위 10대 대기업은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법인세 비용 추산치를 근거로 계산해보면 삼성전자는 세 부담이 4,327억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법인세 상위 10대 기업의 세 부담은 총 1조3,827억원이다.

여기에 연구개발(R&D)·생산성향상시설·안전시설·환경보전시설 투자 등에 대한 세액 공제도 줄어들 것이 유력해 대기업들의 세 부담은 이보다도 클 것으로 보인다.


소득세의 경우 정부 원안 그대로 처리한다. 38%의 세율을 적용받던 소득(과세표준) 3억~5억원 구간의 세율은 40%로 2%포인트 올라가고 5억원 초과는 기존 40%에서 42%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소득세 인상 대상자만 약 9만3,000명으로 1조2,000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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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중에서는 대기업 임원급들부터 소득세를 최소 수백만원 이상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근로소득이 연 3억9,200만원인 대기업 임원 A씨는 4인 가족에 홑벌이로 20세 이하 자녀가 둘이다. A씨는 지금까지의 기준이라면 소득세로 1억1,360만원 정도를 납부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세금이 1억1,460만원으로 100만원 늘어난다. 3억원 이상 구간의 세율이 40%로 2%포인트 높아졌기 때문이다. 3억원을 넘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A씨는 덜한 편이지만 소득이 올라갈수록 세 부담은 늘어난다.

근로소득이 4억4,500만원일 경우 세액은 현행 1억3,260만원에서 1억3,460만원으로 200만원 증가하고 5억5,000만원이면 1억7,060만원에서 1억7,460만원으로 400만원 뛴다. 7억6,100만원이 되면 인상분은 800만원이다.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 고위임원들의 경우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0억원이 넘어가면 소득세 증가분도 1,000만원 이상으로 상승한다. 총급여가 10억7,3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기존에는 3억7,060만원을 냈지만 앞으로는 3억8,460만원으로 1,4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20억원이 넘으면 3,400만원, 30억원대에 진입하면 5,400만원까지 세금이 불어난다. 금융사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대상이다. 지난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급여와 상여 등으로 66억9,800만원을 받았고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각각 49억원과 38억원을 탔다. 금융권에서는 한동우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보수가 15억7,200만원가량이다. 세율 인상에 따라 세금이 올라가는 근로소득자는 약 2만명(0.1%)이다.

사업소득자의 경우는 소득 대비 증가분이 근로소득자보다 많다. 종합소득이 3억5,600만원이면 소득세가 100만원 늘어나고 4억600만원이면 200만원, 50억600만원이면 400만원 증가하는 식이다. 사업소득자도 소득이 10억원이면 세금이 1,400만원으로 1,000만원을 돌파하고 20억원 3,400만원, 30억원 5,400만원 등이다.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나 연예인들이 타깃이다. 대상자도 근로소득자보다 많은데 약 4만4,000명에 전체의 0.8%에 달한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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