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싱턴 제주 호텔에 따르면 최근 예약을 진행한 외국인 투숙객 가운데 중국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난달 28일 중국 정부가 베이징·산둥 등 일부 지역에 한해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부터 예약자 명단에 ‘Zhou’ 등 중국계 이름이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호텔 측에 따르면 중국인 비율이 이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이 호텔은 지난 2014년 6월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오픈한 호텔이다. 한때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30%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그 비중이 급감했다.
중국 정부의 금한령 일부 해제 이후 유통업계가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의 귀환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반쪽짜리 단체 관광 허용인 데다 본격적 유커 귀환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분위기는 이미 크게 달라졌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중국 언론에 따르면 당국이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자 중국 대형여행사들이 이를 위한 패키지 상품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청년여행사는 이달중 한국행 단체관광 패키지 상품 출시를 준비중이며 내년 1월부터 여행상품 판매에 본격 돌입한다.
켄싱턴 제주 호텔을 운영하는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에 그동안 호텔 이름이 노출이 안 되다가 금한령이 일부 해제된 뒤 다시 노출되면서 중국인들의 예약이 상당수 성사됐다”며 “아직 단체보다는 개별 여행객이 많지만 분위기가 많이 바뀐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라호텔도 최근 베이징·청도의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한국 관광을 재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를 꾸준히 받고 있다.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 이용 금지 조치에 따라 이를 제외한 신라나 신세계면세점 등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레 나타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초반이라 본격적인 프로모션은 없지만 현지 여행사들과 꾸준히 상의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신원은 4일 한국 패션기업 최초로 한중 합작 남성복 브랜드 ‘마크 엠(MARK M)’을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드 배치 이후 패션업계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 조치로 한중 관계 호전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마크엠은 중국의 주요 상권인 화동 지역에 대형 백화점을 보유하고 있는 진잉그룹과 신원이 한국 패션 기업 최초로 한중 합작 법인을 통해 론칭한 신규 남성복 브랜드로 준비 기간은 2년이 걸렸다.
신원 측에 따르면 한중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며 브랜드 오픈 시기를 조율하다 당초 계획보다 느린 9월에 조용히 오픈식을 진행했다. 신원 관계자는 “한창 사드 보복 중에는 진잉그룹 측이 한국과 중국에 당사의 합작 브랜드를 알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으나 이제 진잉그룹이 나서 본격적으로 홍보를 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아직까지는 큰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커들이 컴백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심희정·윤경환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