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6’(이하 ‘막영애16’)에서는 베트남에 있는 이승준(이승준 분)과 한국에 있는 이영애(김현숙 분)의 장거리 연애가 그려졌다.
제부 김혁규(고세원 분)와 디자인회사를 운영 중인 영애는 깐깐하고 로봇 같은 김이사(김재화 분)로 인해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런 그와 일본 출장을 가게 될 뻔했던 영애지만, 그의 변심으로 인해 출장을 하루 남겨놓고 일본에 가지 않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된다.
생각지도 못한 휴일이 생긴 영애는 승준의 생일잔치를 해주기 위해, 그가 선물해준 아오자이를 입고 베트남으로 향했다. 준비도 하지 못한 영애의 베트남 여행은 시작부터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승준으로부터 ‘맥주를 달라’는 베트남어를 ‘감사합니다’로 배운 영애는 이유도 모른 채 가는 곳마다 맥주를 받은 것이다.
알 수 없는 멀미와 타이트한 아오자이로 고생한 영애는 힘들게 승준의 베트남 집으로 찾아갔지만, 그곳에는 다른 남자가 살고 있었다. 알고 보니 승준은 한국에 있었던 것이다. 놀란 마음에 승준에게 전화를 건 영애는 핸드폰 넘어 들려오는 여자 목소리에 크게 오해를 하게 된다.
베트남에 와서 되는 것이 없었던 영애는 여전히 잘못 배운 베트남어로 인해 맥주를 계속 얻어서 마시게 됐고, 만취상태에 빠지게 됐다. 평소와 달리 몸이 술에 민감하게 반응하자 혹시나 싶었던 영애는 얼떨결에 구입하게 된 임신테스터기를 사용하게 된다. 처음 임신테스터기의 줄이 한 줄이 뜨자 영애는 잠이 들었다. 그리고 영애가 잠이 든 순간 뒤늦게 또 하나의 줄이 뜨면서 그가 임신이 됐음을 알렸다.
노처녀 캐릭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현실을 담아낸 드라마 ‘막영애’가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왔다. 2007년 4월 20일에 첫방송을 시작으로 2017년 시즌16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막영애’는 이름만 ‘이영애’일 뿐 예쁨과 거리가 먼 평범한 노처녀 이영애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영애를 둘러싼 삼각 러브라인을 통해 달콤한 로맨스를 보여주면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던 ‘막영애’였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이 같은 러브라인은 점차 극의 방해요소가 되기 시작했다. 영애의 나이가 마흔이 넘었지만 여전히 꽃미남들의 사랑을 받으며 비슷한 연애고민들을 반복한다는 설정이 어느덧 안방극장의 공감대를 잃은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시즌15에서 가장 많은 지적이 나왔던 부분은 바로 영애의 결혼이었다. 시청자와 더불어 나이를 먹는 ‘막영애’인데, 정작 영애의 삶 속에서 보여주는 고민과 갈등은 정체돼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영애가 대한민국의 노처녀가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대를 살릴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데 정작 이러한 모습은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한 ‘막영애’는 시즌16에 와서 드디어 결혼을 통해 영애의 인생 2막이 시작되는 과정을 본격적으로 그릴 예정이다. 실제로 ‘막영애16’ 제작진은 이번 시즌과 관련해 “노처녀였던 영애가 유부녀가 되면서 발생하는 새로운 인간관계와 그녀의 감정을 밀도 있게 다룰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영애와 결혼하는 대상은 바로 현재 영애의 연인인 승준이다. 평생 결혼하지 못할 것 같았던 ‘영애의 유부녀 되기’ 첫 과정은 바로 임신이었다. 승준과의 하룻밤 끝에 아이가 생겼지만 임신 초기인 영애는 아직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심지어 임신이라는 사실을 먼저 깨닫기도 전에 생긴 승준과의 오해까지 발생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본격적인 영애와 승준의 결혼준비가 그려지기도 전에 승준의 사촌동생 이규한(이규한 분)이 등장, ‘(선공개) 이 분은 곧 막영애의 사고뭉치가 됩니다’라는 자막을 통해 한바탕 파란이 일어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시즌16에는 영애의 결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 영애가 사무실 한편을 빌려 썼던 낙원사는 지성사로 부흥함과 동시에 변화된 직급이 그려지면서 ‘갑을’이 공존하는 회사의 모습이 그리고 있는 것이다. 낙원사 대리에서 지성사 과장이자 ‘사장님 최애캐’가 된 정지순(정지순 분)의 올챙이적을 잊은 갑질과 만년과장에서 대리로 강등된 윤서현(윤서현 분), 강등되다 못해 지성사의 아르바이트생이자 야쿠르트 아줌마가 된 라미란(라미란 분), ‘차도녀’(차가운 도라이녀) 이수민 등 관계의 변화 속 인물들의 갈등과 웃음 요소를 살리면서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높일 계획이다.
매 시즌 함께 하는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캐릭터의 추가 역시 ‘막영애16’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다. 영애에게 씨월드를 선보일 이규한은 잠깐의 등장에도 옷에 묻은 지 한 달이 지난 ‘땡초 불닭발’ 양념을 맛보는 강렬한 더러움을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여기에 모든 것이 기계처럼 정확하고 깐깐한 김이사 또한 ‘막영애16’의 신선한 얼굴로 등장, “아니지 않나? 치워”라는 인상 깊은 말투를 선보이면서 ‘영애의 결혼’에 있어 만만치 않은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알렸다.
예고 영상을 통해 드디어 임신사실을 알게 되는 영애의 모습이 그려졌다. 연인에서 예비부모가 된 영애와 승준이 겪게 되는 놀람과 당황, 그리고 이후 결혼을 준비하는 남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극에 담겨질 전망이다. 노처녀에서 벗어난 영애씨의 파란만장한 결혼은 이제 막 시작됐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