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보는 ‘가스대란’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초등학교 교실이 추운 탓에 학생들이 햇볕을 쬐고자 운동장에서 공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6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북부 지역의 주된 오염 원인 중 하나인 석탄 난방을 가스나 전기 난방으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허베이(河北)성 지역 300만여가구에 가스 난방시설 등을 설치하고 석탄 난방기구의 판매나 사용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이와 같은 급격한 조치는 심각한 액화천연가스(LNG) 부족 사태를 불러왔다. 허베이(河北)성을 비롯해 산시(陝西), 허난(河南), 산둥(山東), 산시(山西), 네이멍구(內蒙古) 등 중국 북부 지역은 가정용 난방 LNG 공급이 수시로 중단돼 추위에 떠는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정부가 석탄 난방기구를 일방적으로 철거했지만 가스나 전기 난방시설을 아직 설치하지 않아 난방 수단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허베이성 바오딩(保定)시 취양(曲陽)현의 여러 초등학교도 석탄 난로를 철거했지만 가스 난방시설을 아직 설치하지 않았다. 때문에 학생들은 추운 교실에서 나와 햇볕이 있는 운동장에 책상을 옮겨놓고 공부를 하게 됐다. 한 학부모는 “가스 난방 공급을 시작한 지 20일 가까이 됐다고 하는데 여러 초등학교에 가스 난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면서 “그늘진 교실 안은 운동장보다 더 춥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운동장은 볕이 비치는 데다 학생들이 활동하면서 온기를 느낄 수 있어 대설(大雪) 절기가 다가오는 겨울이지만 운동장에서 수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인해 해당 지역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동상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난야워(南雅握)촌에 거주하는 한 초등학교 2학년생의 어머니는 “아이가 동상에 걸려 발뒤꿈치가 부르트고 갈라진 것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취양현 공산당 서기는 이에 대해 “현 내 11개 초등학교에 아직 가스 난방시설이 설치되거나 전력이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유관기관을 총동원해 늦어도 6일 밤까지는 난방시설 설치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