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의 연이은 대규모 유상증자로 6일 주가가 급락했다. 매년 반복되는 ‘불황형 유상증자’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내년에는 대규모 회사채 상환까지 기다리고 있고 금리 인상 기조와 업황 부진으로 자금 조달 위험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중공업은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8.89%(3,640원) 하락한 8,96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시작 전 삼성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오는 2018년 5월 초 완료 일정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8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 줄어든 5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4,900억원 영업적자에서 내년에는 2,400억원 적자로 적자 규모가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직후 주가는 급락하며 변동성완화장치(정적VI)가 발동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8월에도 1조1,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에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했다. 전체 물량(1억5912만4614주)의 20%를 배정받은 우리사주조합이 전량 청약했고 삼성전자(지분율 17.62%), 삼성생명(3.38%), 삼성전기(2.29%) 등 계열사 주주들도 모두 참여했다. 이번에도 우리사주가 증자의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이은 대규모 유상증자와 실적 악화로 삼성중공업의 자금조달을 갈수록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5월 조달되는 유상증자 금액 절반 이상이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에 사용돼야 한다. 삼성중공업의 내년 회사채 만개도래 금액은 6,600억원이다. 최중기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조선산업의 발주 증가 기대감보다 수익성 위험이 신용등급 평가에 더 중요하다”며 “삼성중공업은 향후 해양시추설비 인도 등 영업이익 기조가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