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에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 곳곳에서 반이스라엘·반미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격분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새로운 민중봉기를 부추겼다.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서안 라말라와 베들레헴 등지에서 수백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미국과 이스라엘 규탄 시위를 하며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타이어에 불을 붙이고 도로를 막은 채 이스라엘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후 팔레스타인이 6일~8일 사흘을 ‘분노의 날’로 선포한 다음 벌어진 것이다.
서안 지역의 학교와 대부분 상점도 문을 닫았다.
아직 이렇다 할 대형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무슬림들의 합동 예배일인 금요일을 하루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시온주의 적(이스라엘)에 맞서 인티파다를 요구해야 하고, 인티파다를 시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니야는 “우리가 새 인티파다를 일으키지 않으면 미국이 뒷받침하는 이번 시온주의 결정에 대항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했다.
인티파다는 아랍권 민중봉기를 통칭하는 용어이지만, 좁게는 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투쟁을 의미한다. 1차 인티파다는 이스라엘의 점령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의 봉기를 가리키며 1987년 12월부터 약 6년간 지속했다.
2000년 9월에는 이스라엘 총리 출신의 극우파 정치 지도자인 아리엘 샤론이 예루살렘의 성지 템플마운트 방문을 계기로 팔레스타인의 2차 인티파다가 발발했다.
앞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대사관을 그리로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하마스는 전 아랍권과 무슬림에게 반미시위를 열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시위가 과격해지는 상황에 대비해 서안에 병력 수백명을 보강했다.
하마스의 경쟁 정파 파타의 고위 인사이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의 측근 나세르 알키드와는 시위를 독려하면서도, 평화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예루살렘 올드시티와 서안 지역 등 치안이 불안한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병력이 밀집한 곳의 접근을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