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던 진에어(272450)가 상장 첫날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 흐름과 내년 저비용항공사(LCC) 경쟁 심화 전망이 주가에 악재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진에어는 공모가(3만1,800원) 대비 9.27%(2,950원) 하락한 2만8,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진에어는 공모가보다 9.9%(3,150원) 낮은 2만8,65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등락을 거듭했다. 결국 시초가 대비 0.7%(200원) 오른 2만8,850원에 마감했지만 공모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도 8,655억원을 기록해 경쟁사인 제주항공(089590)(9,238억원)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제주항공은 이날 0.28%(100원) 하락한 3만5,050원에 마감했다. 진에어 모회사인 한진칼은 이날 진에어 부진에 주가가 4.5%나 하락했다.
진에어의 우울한 증시 데뷔는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내년 말까지 감산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에서는 현재 배럴당 50달러 중반대인 주가가 빠르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가 상승은 유류비 부담으로 이어져 항공사 주가에 악재로 인식된다. 실제 진에어는 하반기 국제유가 급등에 3·4분기 영업이익이 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진에어와 같은 LCC 업체들이 대형사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과 비교해 헤지 수단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유가 상승에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국내 LCC 업계의 경쟁 구도가 강화되는 점도 진에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현재 플라이양양과 에어포항이 국토교통부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데 승인될 경우 내년 LCC 항공사가 8개로 늘어나 업계에서는 치킨게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감소해 다른 비용을 절감하는 능력과 부가매출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항공주 내에서 아웃퍼폼 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유가 상승이 항공사들의 구조조정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