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단독] 산은, 中공상銀 통화스와프 2억弗 체결

이동걸 회장 이번주 방중 MOU

中 진출 韓 중기 현지서 위안화 대출 확대

산업은행이 자본규모에서 세계 최대 상업은행인 중국 공상은행(ICBC)과 2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

10일 산은에 따르면 이동걸 회장이 이번주 중국을 방문해 공상은행과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규모는 2억달러(약 2,190억원) 수준으로 논의 중이나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나라의 중앙은행이 아닌 국책·국영은행 간 통화스와프 체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은은 이어 중국의 다른 은행들과도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방침이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던 한국과 중국 정부가 한중 통화스와프를 연장한 데 이어 정상회담 개최 등 해빙 무드에 접어든 것을 계기로 중국 진출을 가속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양 은행은 자국에 진출한 상대국 기업에 현지통화로 대출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 사업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공상은행으로부터 위안화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중국에서 대규모 비즈니스를 하는 대기업들에 비해 중국 현지 은행으로부터 대출받기가 어려웠던 국내 중소기업들의 위안화 대출이 한층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사드 여파 등으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현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반대로 한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은 산은으로부터 원화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크레디트라인(credit line) 개설로 볼 수 있다.

관련기사



이와 함께 산은은 대규모 신디케이트론을 주간할 때 대주단에 국내에 들어와 있는 교통은행 등 중국 은행들도 일부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역으로 산은도 중국 은행들이 자국에서 진행하는 신디케이트론에 초청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윈윈’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이 이처럼 중국 은행들과 접점을 넓혀나가는 것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지원하는 한편 산은 자체적으로도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강조하는 4차 산업혁명 지원 등 정책자금 수요에 원활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만큼 중국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이 신성장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에 1조원을 지원할 때 금리를 1%포인트 낮추려면 100억원을 추가로 벌어야 한다.

5개 산은 중국지점의 실적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지점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중국에서 수익이 나는 사업을 해야 한다.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5개 산은 중국지점의 재무 및 손익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은 5,55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 2015년 515만달러 적자에서 10배 이상 적자폭이 커졌다. 5개 지점 모두 적자였으며 이 중 베이징 지점은 1,942만달러로 가장 큰 적자를 냈다. 예수금(고객이 맡긴 돈)은 2015년 3억5,000만달러에서 42.3% 급감한 2억300만달러를 기록해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현금·예금 등 유동자산도 같은 기간 8억8,900만달러에서 5억2,000만달러로 41.5% 줄었다.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