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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리뷰] '꿈, 희망, 전진'…방탄소년단과 아미의 눈물의 자축 파티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전 세계 19개 도시를 돌며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이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기적과 행복의 연속이었던 2017년을 보낸 방탄소년단은 팬들과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며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

10일 오후 5시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윙스 투어 더 파이널(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Ⅲ THE WINGS TOUR THE FINAL)’가 열렸다.


예매 오픈과 동시에 6만여 석이 매진될 만큼,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 공연답게 입추의 여지 없이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DNA’ 뮤직비디오가 상영되자마자 큰 함성으로 공연의 분위기를 달궜다.

멤버 한 명 한 명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오프닝 영상에서는 “우리가 다다른 곳은 무관심과 외면, 냉소의 사막이었다. 사막의 밤에는 꿈을 꿀 수 없었다. 길이 끝났다”고 데뷔 초 주목받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이어 영상에서는 “우리는 쓰러지고 부서지고 주저앉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데뷔는 도착이 아니라 출발이었다. 바다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사막을 건너야 하는 것. 또 다른 사막을 찾아 우리는 다시 걷는다. 함께 전진한다”고 현재의 방탄소년단의 성장이 언급됐다. 뒤를 이어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수상하는 모습이 나오며 앞선 영상과 대비를 이뤘다.

최근 스티브 아오키와 디자이너와 컬래버레이션한 ‘마이크 드롭(MIC Drop)’으로 화려하게 무대에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그동안의 수많은 공연 경험을 증명하듯 ‘힙합성애자’, ‘사이퍼 메들리(Cypher Medley)’등을 휘몰아치며 노련하면서도 뜨거운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데뷔 때는 물론 ‘윙스 투어’의 출발을 알렸던 2월과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다시 고척돔으로 돌아온 방탄소년단은 ‘세이브 미(Save Me)’, ‘아이 니드 유(I NEED U)’, ‘DNA’, ‘고민보다 GO’를 비롯해 ‘N.O’,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 ‘불타오르네’로 구성된 타이틀 메들리를 선보이며 지난 5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였다. 마치 다음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왼쪽부)뷔, 슈가, 정국/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왼쪽부)뷔, 슈가, 정국/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멤버들의 개인 무대 역시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발표한 정규 앨범 ‘유 네버 워크 얼론(You Never Walk Alone)’ 수록곡을 중심으로 멤버 각자 개성에 맞게 새롭게 해석한 무대를 선보였다. ‘비긴(Begin)’을 열창한 정국에 이어 지민은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리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섹시하면서도 강렬한 ‘라이(Lie)’ 무대를 선보였다.

슈가는 ‘퍼스트 러브(First Love)’로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래핑으로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고, 진과 지민, 뷔, 정국은 ‘소 파 어웨이(So far Away)’와 ‘로스트(Lost)’로 앞에서 선보였던 무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또 RM은 ‘리플렉션(Reflection)’속 “I wish I could love myself”라는 가사를 팬들과 함께 외치며 방탄소년단의 상징과도 같은 메시지를 곱씹었다. 뷔는 ‘스티그마(Stigma)’ 무대를 통해 폭발적인 가창력을 입증하는가 하면, 제이홉은 어린 시절 모습이 담긴 영상과 수십 명의 합창단과 함께 ‘마마(MAMA)’ 무대를 특별하게 꾸몄다. 이어 진 역시 현악 선율이 어우러진 ‘어웨이크(Awake)’로 관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최고의 무대’가 될 것이라 장담했던 방탄소년단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듯, 공연은 시작부터 끝까지 어느 하나 정성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지금에도 데뷔 때와 변함없는 음악에 대한 태도와 진정성처럼 영상 하나, 무대 하나에도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격렬한 안무에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한 일곱 멤버들의 모습은 팬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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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홀을 시작으로 체조경기장을 넘어 고척돔에 이르기까지 천천히 자신들만의 길을 걸어온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핫 100’ 등 K팝의 새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갔고, 그 영광을 현장을 함께 찾은 팬들과 함께 나눴다.

지민은 “아주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났다. 여기에 있는 아미 여러분 덕분이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슈가 역시 “아미와 방탄, 방탄과 아미 올 한해 정말 열심히 달렸다. 우리 딱 박수 한 번만 칩시다”라고 말해 팬들과 자축의 시간을 가졌다.

(왼쪽 위부터) 제이홉, RM, 지민, 진/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왼쪽 위부터) 제이홉, RM, 지민, 진/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야광봉을 이용한 팬들의 파도타기와 함께 ‘피 땀 눈물’, ‘유 네버 워크 얼론(You Never Wak Alone)’,‘베스트 오브 미(Best of Me)’, ‘봄날’로 공연은 절정에 올랐다. 꿈, 희망, 전진 세 단어로 요약되는 이날 공연으로 방탄소년단은 오래도록 쌓아온 공든탑에 또 하나의 돌을 올렸다. 지금까지 달려온 시간보다 앞으로의 방탄소년단이 더욱 기대 되는 순간이다.

‘우리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돼’라는 슬로건을 든 팬들의 깜짝 이벤트에 결국 무대 위에서 눈물을 보인 슈가는 “악스에서 시작해서 고척까지 왔다. 이틀 동안 꾹 참았는데 오늘은 눈물을 참을 수가 없는 것 같다. 옛날 생각이 정말 많이 난다”고 말하며 “방탄소년단이 억압과 편견을 막아내고 음악으로 이야기하겠다고 시작을 했는데, 5년이 지난 지금 저희들의 무대와 음악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게 돼서 감사하다. 그 모든 것들이 팬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웃는 날만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 기쁜데 눈물이 난다”고 말해 장내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제이홉은 “후련하고 시원하다는 생각도 있는데 막상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드니까 졸업하는 느낌이 든다”며 “너무나도 뿌듯하고 행복하다. 여러분 진짜 함께 있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RM은 “데뷔 전부터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과거의 우리에게 안녕을 보내야 할 시점일 것 같다. 데뷔 때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싫어했을 때도 있었다. 과거의 우리지만 그래도 잊고 싶지는 않다”며 “앞으로 분명히 아픔이 있을 걸 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믿고 좋아해 주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프지만 아프지 않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고, 두렵지만 두렵지 않을 거다.”고 말했다.

이어 “내 꿈은 아직 제자리인데 너희들은 멀리 가는 것 같아서 마음이 뒤숭숭하다고 하는 편지를 많이 받고 있다. 저희도 저희를 믿지 못했다. ‘우리가 잘 될 수 있을까?’,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해보고 은퇴를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다”며 “저희도 해냈다. 저희를 알아봐 주신 여러분들이라면 분명 할 수 있다. 여러분의 꿈, 삶에 저희들의 존재와 음악이 힘이 될 수 있다면 저희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해 박수를 자아냈다.

한편 12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윙스 투어 더 파이널’은 2014년 시작한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BTS LIVE TRILOGY EPISODE)’의 마지막 시리즈로 지난 2월 고척 스카이돔을 시작으로 북남미, 동남아,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19개 도시 40회 55만 명을 동원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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