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잘나가는 에너지주 제동 걸리나

노르웨이 국부펀드 비중 축소 추진

"큰 충격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적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에너지 업종의 편입 비중 축소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연금 펀드도 비슷한 결정을 내리면서 에너지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노르웨이 중앙은행으로부터 에너지 업종을 축소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으로 운용 주체는 노르웨이 중앙은행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석유·천연가스 등과 관련된 에너지주 주가가 유가 하락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권고안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르웨이 국부펀드에서 로열더치셸·엑손모빌·셰브런·BP·토탈 등 에너지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3,000억크로네·39조원)다.


이는 유럽 최대 산유국인 노르웨이가 앞으로의 유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6월 배럴당 42.53달러까지 떨어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60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반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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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당장 에너지주 편입 비중을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권고안이 의회와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2010년부터 서서히 에너지 업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온 바 있다”며 “노르웨이 국부펀드에 담긴 개별 에너지주의 비중은 1~4% 정도로 크지 않기 때문에 전 세계 에너지주에 급격히 충격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다른 연기금들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도미노 효과가 나타날지가 관건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권고안이 전달된 후 미국 뉴욕의 5개 연금 펀드도 에너지주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꾸준히 연금 지급액이 증가하면서 리스크 축소가 보다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앞서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CalPERS·캘퍼스)·캘리포니아교원연금 등도 올해부터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최근 SK이노베이션(096770)·S-OIL 등 국내 에너지주 주가는 2011·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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