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선물 가격이 거래 첫날부터 20% 넘게 치솟으면서 거래가 두 차례 일시 중단됐다. 비트코인 현물 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11일 오전 8시(한국 시간) 비트코인 내년 1월물 거래를 시작했다.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첫 거래가 1만5,460달러에서 성사된 것을 시작으로 가파르게 올라 4시간 30분 만인 오후 12시 37분께 1만8,700달러로 21% 상승해 장중 최고가를 찍었다.
비트코인 선물은 개장 두 시간 만에 가격이 10% 올라 2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이어 12시 5분께 20% 상승하면서 5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거래량은 오후 1시 57분까지 2,300건에 달했다.
선물 거래(future trading)는 상품 가격이 앞으로 오를지 또는 내릴지 예측해 미래의 가치를 사고파는 것이다. 비트코인도 금, 곡물, 원유처럼 선물 상품에 포함되면서 2009년 출범 이후 8년 만에 제도권에 진입했다. CBOE에서는 뉴욕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를 기준으로 비트코인 선물 가격을 매긴다. 투자 과열을 막고자 1회 거래 한도는 5,000개로 제한된다. 가격 등락 폭이 10%를 넘으면 2분간, 20%를 넘으면 5분간 거래가 중단된다.
선물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이날 비트코인 현물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후 12시 37분께 1만6,902달러로 1만7,000달러에 근접했다가 오후 3시께 1만6,550달러 선에서 움직여 전날보다 6%가량 올랐다. CBOE에 이어 시카고상품거래소(CME)도 오는 18일부터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비트코인 광풍이 선물 시장으로도 퍼지며 가격 조작, 해킹 피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겨우 5개 거래소를 기준으로 매겨진다는 점에서 비양심적 중개인들이 가격을 조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세민 인턴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