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전문 투자회사인 SBI인베스트먼트가 게임 아이템 중개 시장 점유율 95%를 차지하는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BI인베스트먼트는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의 지분을 각각 100% 보유한 비앤엠홀딩스로부터 지분 50%+1주를 800억원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약 700억원의 프로젝트 펀드와 기존에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에서 100억원을 이번 인수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다른 벤처기업 투자 전문회사 스카이레이크도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 인수에 관심을 갖고 별도로 접촉하고 있어 가격과 경영 참여 등 비가격요인에 따라 인수자가 아직은 유동적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판권을 독점했던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비앤엠홀딩스는 모다(149940)정보통신이 아이엠아이익스체인지를 통해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템매니아는 지난 2006년 골드만삭스가 지분 100%를 인수한 후 2014년 아이템베이와 합병해 2016년 4월 모다정보통신에 매각했다. 9월 말 기준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의 매출액은 453억원이고 당기손익은 104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는 약 800만명의 회원과 매년 5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투자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아이템 거래는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사용자들이 가상의 재화로 게임 속 캐릭터의 능력을 발달시키는 각종 게임아이템·게임머니·계정 등을 실제 현금으로 사고 파는 시장을 중개하고 약 5%의 수수료를 받는다. 게임업계는 아이템 시장 규모를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5년 엔씨소프트사가 출시한 게임인 리니지 속 ‘진명황의 집행검’은 기본 검이 2,500만~3,500만원에 거래됐고 강화한 집행 검은 수억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는 아이템 오픈마켓을 제공하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에스크로(Escrow)시스템을 도입했다. 회원들은 거래대금을 아이템베이 등에 맡긴 뒤 물품거래를 확인한 후 대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결제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 게임아이템 거래 시장은 2000년대 초반 사행성 산업으로 분류되며 엄격한 규제와 과징금을 받았으나 차츰 양성화됐으며 적대관계였던 게임사와 제휴하는 등 산업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