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다시 800 노리는 코스닥..."개인 들어와야 재상승"

과거 시장상승 사례로 볼때

기관·외국인보다 개인이 열쇠

신용융자 늘었지만 개미 이탈

정보부족·고령화도 변동성 높여

실적개선·활성화 정책 등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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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이 다시 800을 노리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증시 재도약에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큰손인 기관·외국인투자가들의 영향력도 물론 크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결국 코스닥시장 상승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거시적으로 볼 때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나는 고령화 현상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 투자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며 위험투자 회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13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1.55% 오른 772.2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와 달리 지난 10월이 지나서야 뒤늦게 오르기 시작한 코스닥은 지난달 24일 장중 803.74까지 오르면서 10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은 후 다시 744.06(지난 8일)까지 미끄러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11일에도 하루 만에 2.69%나 상승하는 등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반등의 기반은 코스닥 강세를 이끌었던 바이오주가 선두에 나서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7.01% 올랐고 티슈진이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시술병원이 늘고 있다는 소식에 8.63% 상승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코미팜을 제외하고 전 종목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움직임이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보다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수급 요인 등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 특성상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 달 동안 코스닥지수가 13.21% 급등한 11월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규모는 122조1,582억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많았던 탓에 순매수 금액은 결국 -1조722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전월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코스피에서도 비슷한 조사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외국인이나 기관보다는 개인투자자의 누적순매수 규모와 밀접한 연관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2001년부터 기관·외국인·개인투자자들의 매매 규모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을 분석한 결과 개인의 순매수 규모가 늘어날수록 코스피의 시장 가치(밸류에이션)도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에이션 회복과 기업 이익 성장은 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 팀장은 “수급만이 주식시장을 결정 짓는 요인은 아니지만 기업 실적과 경제 지표 개선 등의 변수가 같을 때 개인투자자들의 태도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언제든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규모는 약 52조원, 순매수 규모는 1,697억원까지 회복됐다. 특히 주식 투자를 위해 낸 빚인 신용융자잔액이 사상 최고 수준인 10조원대를 달리는 가운데 이 중 코스닥이 5조원을 넘어서며 더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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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간을 늘려 고객예탁금까지 계산해보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오히려 이탈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 들어 고객예탁금도 3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신용융자잔액 증가, 주식매도대금 증가까지 고려하면 개인 자금이 결과적으로 3조5,000억원가량 이탈했다는 계산이다.

더 큰 문제는 코스닥 종목에 대한 정보 부족과 높은 변동성 등이다. 주식시장의 고령화도 앞으로의 자금 유입을 비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가 투자할 돈이 없는데다 주식투자의 실패 사례에 대한 경계가 강해 주식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고령화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복귀가 얼마나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음달로 예정된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따른 일부 업종 상승, 코스닥 상장사들의 이익 개선과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 등이 더해져 자연스럽게 개인투자자들을 불러모으고 재차 코스닥시장을 밀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4분기 성장률이 29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코스닥 이익이 내년에도 두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내년 코스닥 상장사들의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은 34.1%로 코스피(15.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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