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檢, 차명계좌로 억대 주식 투자 금감원 직원 무더기 기소

검찰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금융감독원 직원들을 처음으로 재판에 넘겼다. 채용비리 등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잇단 비위행위에 경종을 울리려는 검찰의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모(48)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2명을 각각 벌금 400만원,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금감원 직원인 이들은 장모나 처형 등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수백만원에서부터 1억원이 넘는 종잣돈으로 많게는 7,244회에 걸쳐 주식 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다. 자본시장법은 금감원 직원은 본인 명의 계좌를 통해서만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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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감사원으로부터 계좌 조회에 동의하지 않은 금감원 직원 23명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아 지난 8월부터 계좌추적, 압수수색을 벌여 7명의 차명거래 혐의를 확보했다. 나머지 18명의 혐의는 포착하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처벌 사례가 없었던 사안이지만 금감원 직원들에게 높은 직업윤리가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11월 채용비리에 이어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 거래 등 직원들의 위법사항이 적발되자 전 직원의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 거래 전면 금지, 일반회사 주식 6개월 이상 장기 보유 등의 내용을 담은 ‘임직원 비위행위 근절 방안’을 마련했다. 쇄신방안이 만들어진 지 한 달 만에 차명계좌를 이용한 내부 직원들이 처음으로 구속 기소되면서 금감원 내부 혁신안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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