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국경없는의사회 “로힝야족 최소 6천700명 학살돼” 추산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 수용소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 수용소




지난 8월 미얀마에서 유혈 충돌 사태가 발생한 뒤 한 달 동안 로힝야족 최소 6천700명이 학살됐다고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추산했다.


14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MSF는 8월 25일부터 9월 24일 동안 약 9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6천700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5살 미만 어린아이도 최소 730명가량 포함됐다.

이는 로힝야족 유혈사태 이후 처음으로 추산된 수치로 미얀마군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400명의 15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미얀마군은 희생자 가운데 376명이 무슬림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다.

MSF는 미얀마군의 공격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들을 인터뷰해 이 같은 추정치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MSF 의료국장인 시드니 웡은 “미얀마 폭력사태 생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를 통해 우리가 발견한 사실은 믿기 어려울 만큼 충격적이었다. 사망자 수는 물론이거니와 그들이 죽임을 당한 방법은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족 전체가 집에 감금된 채 불타 죽은 사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체 희생자의 약 68%는 총격을 받아 사망했고, 약 9%는 집이 불타 숨을 거뒀으며, 약 5%는 구타로 숨졌다고 MSF는 설명했다.


5세 미만 어린이 희생자 가운데 59%는 총상, 15%는 방화, 7%는 폭행으로 숨졌으며, 약 2%는 지뢰가 터져 사망한 것으로MSF는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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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미얀마 정부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BBC 방송은 MSF가 조사한 수치를 통해 미얀마군의 작전이 반인권 범죄를 다루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잔혹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미얀마가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을 비준하지 않아 구속력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이 사건을 ICC에 회부하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 5개국 전체 승인이 필요한데, 이 중 하나인 중국은 현재까지 로힝야 사태와 관련해 미얀마 정부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다수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 반군은 지난 8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 30여 곳을 급습했다.

이에 미얀마 정부는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소탕작전에 나섰으며, 이후 충돌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64만7천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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