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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강철비’ 양우석 감독이 관객들과 만나고 싶은 화두는 “체제의 불안정성”

북핵 위기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강철비’ 영화는 대한민국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14일 개봉한 ‘강철비’는 북한 쿠데타 발생,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피신하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웹툰 ‘스틸레인’을 기반으로 탄생한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는 현재 대한민국에 일어날 수도 있는 북한 핵 도발 위기를 다뤄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영화이다.




‘강철비’ 양우석 감독 /사진=NEW‘강철비’ 양우석 감독 /사진=NEW


‘변호인’에 이은 양우석 감독이 다시 한번 선보이는 문제작이다.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양 감독은 “우리에게 북한은 같이 가야 하는 동포이면서 적이다. 남과 북이 처한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을 대입해서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 작품은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다. 상상에 기반했지만 어쩌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도 있는 위기의식을 안긴다. 감독은 영화를 본 뒤 관객들의 다양한 담론이 벌어지길 예상했을까.

“북한 내 쿠데타와 한국은 무관한 자가 아니다. 필연적으로 전쟁에 휘말릴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군사적으로는 북한에 핵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 않나. 핵전쟁이 벌어졌을 때 과민하게 반응하든 크게 개의치 않든 모두가 위험하게 된다. 이번 ‘강철비’로 인해 쓸데 없는 담론이 만들어지는 걸 원하진 않는다. 북핵 문제를 보다 냉철하게 바라보길 원했다. 우리가 위험한 상황에 와 있는 건 맞고, 이런 이야기들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닐까.”

2011~2012년에 연재했던 ‘스틸레인’이 ‘강철비’의 모티브가 된 웹툰이다. 웹툰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죽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면, 이번 영화는 쿠데타에서 비롯되는 사건을 다룬다.


특히 웹툰을 기반으로 한 영화와는 달리 영화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웹툰을 제작했다. 양 감독의 선견지명이 작동한 것일까. 그는 “(유명)원작을 살 수 없어서 급한대로 우물을 팠다”는 유쾌한 답변을 내 놓았다. 그의 말대로 우물을 판 곳에서 물이 나왔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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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산업 전체로 봤을 때 영화를 기획하기 위한 부대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 영진위 리포트를 보면, 하나의 영화를 기획하기 위해 평균 10억을 쓴다고 하더라. 그게 비용으로 그냥 날라가는거다.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서 알리고자 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그걸 웹툰이나 다른 쪽으로 원작을 콘텐츠화 시켰을 때 마케팅면에서 도움이 돼 비용을 상쇄 시킬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 80~90프로 이렇게 영화 원작을 콘텐츠화 시키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 50프로에도 미치지 못한다.”

강철비 양우석 감독, 곽도원 배우, 정우성 배우강철비 양우석 감독, 곽도원 배우, 정우성 배우


‘강철비’ 양우석 감독‘강철비’ 양우석 감독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이 송우석이란 인물을 통해 국가란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면, ‘강철비’를 통해서는 우리의 앞날에 대한 냉철한 상상을 담아냈다. 그렇기에 그는 “이 영화가 관객들과 만나고 싶은 화두는 핵전쟁이란 외형이 아니다. 그 핵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체제의 불안정성이다”고 밝혔다.

“최대한 냉철하게 대한민국이 북한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담고자 했다. 미국 중국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얽혀있는 여러 나라의 시각을 그리고자 했다. 실제로 우리가 제일 걱정해야 할 것은 핵이 아니라, 안정되지 않은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 아닌가. 그 점이 우리에게 더 큰 위협이라 생각한다.”

‘강철비’는 북한에서 남한을 보는 시선, 또 중국이나 일본의 입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담고자 했다. 남북간의 긴장 관계 역시 상당히 사실적으로 담겼다. 이에 양 감독은 “객관적으로 만든 영화를 보고 관객이 불편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2017년 마지막 우리 모두에게 강렬한 화두를 던질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이자, 정우성 곽철우의 색다른 남북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강철비’는 김갑수, 김의성, 이경영, 조우진 등 충무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과 안미나, 원진아 등 신예들이 대거 참여했다. 영화의 제목 ‘강철비’의 영어 제목인 ‘Steel Rain’은 실제로 존재하는 클러스터형(形) 로켓 탄두의 별칭이다. 살상 반경이 매우 커서 전세계 140여개국 이상이 사용 금지협약을 맺은 무기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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