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티모시 유 스냅애스크 대표 "교육 격차 갈수록 벌어지는 현실 바꿀 것"

부유층 자녀 경쟁적 선행학습에

교육 기회도 효율적 배분 안 돼

앱 통해 질문하면 10초 내 답변

'모바일 교사' 저렴한 활용 가능

티모시 유(왼쪽 두번째) 스냅애스크 대표가 최근 설립한 스냅애스크 한국지사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냅애스크티모시 유(왼쪽 두번째) 스냅애스크 대표가 최근 설립한 스냅애스크 한국지사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냅애스크


“교육열이 높은 한국은 최근 들어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대학을 결정짓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어요. 과거와 달리 교육의 기회가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죠. 제가 개발한 모바일 기반의 교육 플랫폼이 한국의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홍콩의 에듀테크 기업인 스냅애스크의 티모시 유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보기술(IT)은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지만 교육 시스템은 돈이 많은 가정의 학생들이 선행 학습으로 점수를 잘 받는 구조가 되면서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 대표는 홍콩의 명문 대학인 홍콩대를 졸업한 후 2015년 교육 스타트업인 스냅애스크를 창업해 아시아 전역에 교육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창업가’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한 그가 구글과 에어비앤비 한국지사장을 역임한 이준규 대표와 함께 한국 지사를 설립하며 국내 진출을 본격화했다.

스냅애스크의 서비스 화면 캡처스냅애스크의 서비스 화면 캡처


유 대표가 직접 개발한 스냅애스크는 스마트폰상에서 이용하는 모바일 교육 플랫폼이다. 학생들이 교과서나 학습지를 풀다가 모르는 문제를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어 스냅애스크에 올리면 검증된 교사(튜터)들이 해답과 함께 문제 풀이 과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친구끼리 1대1로 대화하듯 스냅애스크 채팅방에서 학생과 교사가 소통한다. 스냅애스크 튜터들의 평균 피드백 속도는 10초 안팎이다. 홍콩·싱가포르·대만 등 기존에 진출한 국가에서는 국어·영어·과학·수학 등 다양한 과목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수학 과목을 먼저 론칭했다. 유 대표는 “학생들이 월 8만원대의 정액제에 가입하면 무제한으로 질문을 올릴 수 있다”며 “스냅애스크 서비스의 경쟁력은 우수한 교사들에게서 나오는 만큼 서울의 명문대 재학생 300명 안팎으로 튜터 풀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튜터는 문제를 한 건 해결할 때마다 스냅애스크로부터 1,000원 정도의 대가를 지급받는다. 유 대표는 “그동안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튜터들은 월평균 2,000건의 문제를 해결하고 질문시간은 밤10시에서 새벽2시 사이가 가장 많았다”며 “튜터인 대학생들도 평소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월 200만원 안팎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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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애스크가 기존의 에튜테크 플랫폼과 다른 점은 머신러닝과 모바일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더욱 효율적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학생과 교사들 간의 문제 풀이 과정은 모두 빅데이터로 저장되고 오답 습관을 추적해 분석한 후 개별 맞춤 피드백을 제공한다. 유 대표는 바로 이 지점이 스냅애스크가 교육 산업의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오프라인에서 진행해온 개인별 맞춤형 과외를 낮은 비용의 모바일로 옮겼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선행 학습을 많이 하는 학생과 그러지 못하는 학생들 간에 벌어져 있는 교육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냅애스크로 문제를 풀면 학생들의 개별 데이터가 쌓이고 취약점이 분석되기 때문에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다”며 “학생 수준에 맞춰 교과서나 학습지를 살아 있는 생물처럼 변형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공교육의 보완재로 스냅애스크를 주목한다. 그는 “대부분의 학교는 선생님들이 칠판 앞에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는 일 방향 수업”이라며 “방과 후 학생들이 스냅애스크로 모르는 문제를 해결하고 교사들은 축적된 데이터로 학생들이 수업을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냅애스크는 현재 국내의 고등학교 수학 교사들과 협업해 학생들의 학습 능률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유 대표는 스냅애스크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학생들이 고질병인 ‘질문 두려움증’을 해소하기를 바라고 있다. 유 대표는 “아시아 지역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질문을 안 하는 것은 모르는 게 없어서가 아니라 남들 앞에서 바보가 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스냅애스크상에서는 얼마든지 자기 주도적으로 궁금한 것을 해결해나가며 질문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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