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 케미 현실감 有”..‘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X박정민, 두 연기괴물의 ‘형제케미’

‘그것만이 내 세상’이 이병헌과 박정민의 찰떡 호흡과 명연기로 탄생했다.

18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최성현 감독, 배우 이병헌, 윤여정, 박정민이 참석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가 다른 곳에서 살아오다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두 형제의 좌충우돌 케미스트리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JK필름이 지난 1월, ‘공조’로 남북 최초의 비공식 합동수사를 소재로 남북 형사의 유쾌한 케미를 그린 후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2018년의 포문을 연다.

이날 최성현 감독은 “유쾌한 신들이 많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촬영장의 훈훈한 분위기를 전했다. 제작 단계에서부터 1순위에 둔 배우들을 모두 캐스팅했다는 최성현 감독은 “생각은 했는데 과연 출연해줄까 싶었다. 희망사항이었다. 캐스팅 되고나서 현실감이 안 들었다”며 “지금도 현실감이 안 든다. 제일 먼저 화답해주신 분이 병헌 씨다. 최고의 배우들이 세 분이나 함께 작품에 해준다니 계속 현실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극중 조하 역의 이병헌은 “이 영화에서 나를 캐릭터로 떠올리고 캐스팅 해준 것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상대역 박정민에 대해서는 “‘파수꾼’을 보고 저 배우에 대해 궁금했다. 괴물 같은 배우라 기대감과 긴장감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대화를 많이 안 나눠본 우리가 과연 ‘형제케미’를 잘 살려낼 수 있을까 싶었다. 궁금했다, 처음에는 자기 연기를 하느라 상대방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순발력이 대단하더라. 내가 하는 연기에 맞춰서 아주 유연하게 연기를 해줬다”고 언급했다.



이병헌은 “이전의 무거운 주제의 작품들이 실생활과 맞닿아 있지는 않았다. 이번 작품처럼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자신감 있게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캐릭터 변신을 하면서 든 생각을 밝혔다.

윤여정과 호흡을 맞춘 그는 “내가 한 컷을 더 찍고 싶다가도 선생님과 함께할 때면 ‘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타려고 그러지?’라고 하셔서 더 하겠다고 말을 못 꺼내겠더라. 나중에 보니 윤여정 선생님께서 미국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미국 배우 마거릿 조와 미드 파일럿 ‘하이랜드’에 출연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또 한 번의 큰 캐릭터 변신을 한 이병헌은 “가장 편리한 헤어스타일을 보여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스포츠머리를 하려 했다. 머리를 깎는데 윗머리부터 자른 걸 보고 그 상태에서 스톱하고 감독님께 보여드리고 지금의 머리를 결정하게 됐다”고 스타일링 과정을 설명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다양한 애드리브를 했다고 밝힌 그는 “과장된 코미디가 되지 않을까 고민도 했다. 애드리브를 하고서 과장된 것 같으면 알아서 편집해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재미있게 보신 것 같았다. 나중에 편집을 안 하고 넣어주셨다”며 “영화를 보면 정민 씨 때문에 웃는 신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최성현 감독은 “유머코드에서 8~9할이 애드리브였다”고 덧붙였다.

평소 체력관리에 대해서는 “이번 영화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덜 했다. 전직 복서이기도 하고 힘든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인물이어서 훈련을 열심히 하는 권투선수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 한 여름에 반팔을 입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캐릭터여서 보이는 팔 부분만 분장으로 어둡게 표현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는 “일상적인 사람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밝혔다.



진태로 분한 박정민은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분들, 그 분들의 가족에 대한 존중을 가지고 연기를 하려고 했다”고 조심스럽게 캐릭터에 접근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호감 가는 아이로 보이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연기에 특히 강조했던 부분을 언급했다.

박정민은 형제 역으로 호흡을 맞춘 이병헌에 대해 “저희 또래 연기했던 친구들에게 선배님은 만인의 롤모델이었다”며 “대학교 2학년 때 병헌 선배님과 연극을 하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존경하던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게 돼서 긴장됐고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진태의 스타일링으로 아버지 의상을 가져오기도 했다는 박정민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엄마가 입혀주던 옷 스타일대로 진태의 스타일링을 했다. 피팅 할 때 새 옷처럼 보여서 감독님께서 그런 옷이 있으면 가져와보겠느냐고 했다. 우연히 안방에 있는 장롱을 열었는데 천국이었다. 컬러풀한 골프티셔츠 같은 옷들을 가져와서 영화에 입고 나왔다”며 “몰래 가져와서 아버지는 모르실 거다”고 설명했다.

조하와 진태의 엄마 인숙 역을 맡은 윤여정은 이병헌과 박정민을 아들로 둔 역할을 연기하면서 “이병헌은 온 세상 사람들이 아는 배우니 잘 하겠지 생각했다. 이병헌은 눈이 좋은 배우다. 박정민은 ‘동주’를 통해 송몽규로 관심이 갔다. 이번에 박정민이 출연한다고 해서 나도 결정을 했다”며 “나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이번에 사투리 연기를 해봤다. 연기가 기술공이 아니니까 오래 하면 할수록 오히려 잘 모르겠다. 병헌이, 정민이가 하는 걸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며 항상 연기에 고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그것만이 내 세상’은 1월 17일 개봉 예정이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