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통해 보수단체에 수십 억원의 자금을 불법 지원한 의혹(화이트리스트)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20일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문화체육인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실장에게 20일 화이트 리스트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지난 13일에도 김 전 실장에게 소환을 요구했으나 그는 건강 문제와 재판 준비를 이유로 들어 요구에 불응했다. 김 전 실장은 다만 이번에는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6일 보수단체 지원의 ‘실무 책임자’ 역할을 했던 허현준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을 구속기소하면서 공소장에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청와대가 정무수석실 주도로 특정 보수단체를 일방적으로 지정하고 전경련에 자금을 요구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십 개 보수단체에 총 69억원을 지원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외에 박근혜 전 대통령도 보수단체 불법 지원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달 중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 40억원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함께 화이트 리스트 개입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