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봉과 물감을 이용해 직선미와 곡선미를 빚어내고,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용접사’도 ‘화가’도 모두 예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987년 입사해 30년 간 모범적인 용접사로 일해 온 김수용(사진) 두산중공업 기술수석차장이 20일부터 25일까지 경남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네 번째 개인전인 ‘2017 김수용 전’을 연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엄선한 22점의 다채로운 수채화를 선보인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가음동 장미공원에 피어 있던 장미를 소재로 한 작품 11점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 밖에 경북 경산 반곡지의 왕버드나무와 경남 산청군 웅석계곡 등을 담은 그림도 전시한다.
김 차장은 회사에 다니면서 지난 2004년 우연히 아내의 권유로 마산대학교 아동미술교육학과(야간)에 입학하면서 그림과 첫 인연을 맺었다.
공고를 졸업하고, 용접을 주업으로 살아온 그에게 미술은 낯설었다.
하지만 그는 첫 수업 때 주름 가득한 노인의 모습을 그리라는 과제에 손이 가는 대로 느끼는 대로 그렸을 뿐인데 교수의 호평을 받았다.
이 같은 호평은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지난 2007년 창원에서 첫 개인전을 열어 화가로서 데뷔했다.
2008년과 2011년 각각 창원과 서울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가졌다.
“우연히 취미로 시작한 그림이 이제는 평생 친구이자 인생 그 자체가 됐다”는 그는 주로 가볍고 산뜻한 색감의 수채화를 그렸다.
김 차장은 “유화나 아크릴화는 덧칠해서 고칠 수 있지만, 수채화는 한 번 붓을 대면 되돌릴 수 없어 그리면 그릴수록 어렵다. 이런 점 때문에 수채화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회사 생활과 그림을 병행해 나가면서 훗날 여유가 생기면 지역사회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을 찾아 도움을 주는 것이 꿈”이라며 향후 포부도 밝혔다. /창원=황상욱기자 so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