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연금 깨고 집 구하는 직장인들…퇴직연금 중도인출 43% ↑

통계청 2016년 퇴직연금 통계

갈수록 높아지는 부동산 비용을 대기 힘들어 퇴직연금을 깨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은 4만91명이었다. 2015년 2만8,080명보다 42.8% 급증했다. 중도인출 금액은 1조2,318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9,648억원에서 27.7% 늘어난 수치다.

퇴직연금을 인출할 때 적립금의 일부만 받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도 인출은 곧 연금 해지를 뜻한다. 이렇게 깬 노후 준비자금은 대부분 부동산 비용으로 썼다. 중도인출 사유를 보면 주택 구입이 1만8,319명으로 전체 45.7%, 임차 보증금이 7,248명으로 18.1%를 차지했다. 주거 관련 인출이 63.8%에 이르는 것이다. 전년보다도 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임차 보증금 목적의 인출은 전년 689명에서 10배 넘게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부동산 관련 비용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힘들어 연금을 깨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거 관련 인출은 무주택자 요건이 있기 때문에 투자 목적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살림살이가 빠듯한 서민들이 실거주 목적으로 연금을 주거 비용에 쓴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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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요양 비용으로 중도에 연금을 찾아간 사람도 25.7%(1만312명)로 적지 않았다. 장기 요양은 1인당 인출금액이 4,300만원으로 주택 구입(3,000만원)이나 임차 보증금(2,400만원)보다도 많았다.

퇴직‘연금’이란 말이 무색한 일시금 수급 선호 현상도 여전했다. 지난해 새로 퇴직연금을 수급한 사람 26만9,228명 가운데 일시금으로 받은 사람은 26만6,389명으로 98.9%에 이르렀다. 2015년 99.3%보다는 약간 줄었으나 여전히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일시금 선호 현상 역시 부동산과 연관이 깊다. 보험연구원이 올해 3월 발표한 ‘퇴직연금의 연금퍼즐 현상과 과제’보고서를 보면 일시금을 받은 이유로 아파트 구입 등 목돈 마련을 꼽은 사람이 53.8%였다.

퇴직연금 가입률은 50%에 도달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가입 대상자 중 실제 가입한 근로자는 전년(47.9%)보다 2.1%포인트 늘어난 50.0%였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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