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 올라온 신규 풍력발전 사업 허가요청 가운데 약 37%는 허가가 보류되거나 조건부 의결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3건 중 1건은 풍력발전을 위한 첫 관문조차 제대로 넘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오는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청정에너지 공급을 확대한다는 정부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전기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위원회에 상정된 풍력발전 신규 사업허가 53건 중 20건은 보류나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3월 동서발전의 경주 OK풍력발전을 비롯해 대관령풍력의 간성풍력 등 15건이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반대, 자금조달 불투명을 이유로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보류는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심의를 받을 수 있지만 문제가 된 15건 중 재승인을 받은 것은 3건뿐이다. 2015년 보류 판정을 받은 9건도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조건부 의결을 받은 5곳도 군부대 협의처럼 쉽지 않은 단서가 달려 있다. 전기위는 6월 글로벌윈드에너지의 양구 바람풍력과 지윈드스카이의 해이 청사포 해상풍력의 경우 군 작전에 지장이 없는지 확인돼야 허가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시기를 넓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6건의 신규 풍력발전 허가요청 중 45건, 2015년에는 55건 중 24건이 보류 판정 등을 받았다. 에너지 업계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2~3년만 해보면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되고 다시 원전에 의존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