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올해 3·4분기 경제성장률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주요 20개 회원국(G20) 중 3위를 기록하고, 성장률 상승 폭은 7년 6개월 만에 1위를 차지했다.
2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1.5%로 나타났다. 성장률 집계가 이뤄진 18개 G20 회원국 중 중국(1.7%)과 인도(1.6%)에 이은 3위의 기록이다. 한국이 경제성장률에서 G20 회원국 중 3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5년 3·4분기(1.3%) 이후 2년 만이다.
눈에 띄는 것은 성장률 상승폭이다. 한국의 성장률은 지난 2·4분기 G20 회원국 중 13위에 머물렀다. 3·4분기에 0.9%포인트의 성장률 상승폭을 기록하며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기간 성장률 상승폭은 G20 회원국 중 1위다.
같은 통계에서 한국이 1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0년 1·4분기 이후 7년 6개월 만이다.
3·4분기 한국의 성장률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은 한국 자체 성장률이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덕분이다. 다른 G20 회원국의 성장률 상승세가 둔화된 영향도 컸다.
2·4분기 성장률 상승폭이 0.8%포인트로 높았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3분기 -0.2%포인트를 기록했다. 터키는 2·4분기 0.6%포인트의 상승폭이 3·4분기 -1.0%포인트로 떨어졌다. G20 회원국 중 가장 큰 성장률 하락폭이다.
이처럼 한국의 경제성장률 지표가 개선됐지만 낙관하긴 이르다. 전문가들은 3분기 두드러졌던 한국의 성장률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출품을 앞당겨 출하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효과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3·4분기 성장률 개선은 추석 효과와 반도체 산업의 설비 투자에 힘입은 부분이 크기 때문에 4·4분기에는 성장률이 0.5% 부근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꺾일 수 있는 만큼 서비스 산업 등 내수 성장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