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라도 빨리 협상을 마무리 짓고 경쟁력 강화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또 시간을 낭비하게 생겼으니 걱정스럽다. 더 안타까운 것은 임단협 부결의 가장 큰 원인이 예년 수준을 밑돈 임금인상 폭에 있다는 노조의 시각이다. 기본급 인상에 성과급 300%+α가 부족하다니 어이가 없다. 현대차 노조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말 기준 9,400만원에 달한다. 일본 도요타보다 약 1,600만원 많다.
이 같은 고액연봉도 모자라 매년 기본급 인상에 두둑한 성과급까지 챙기면서도 더 달라고 하니 누가 공감하겠는가. 더욱이 요즘 현대차는 전례 없는 위기다.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올해 글로벌 판매가 지난해보다 6%나 줄었고 내년은 더 심각하다고 한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달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25%나 급감했다. 수입차의 거센 공세에 직면한 국내 시장 사정도 여의치 않다.
이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올 들어 10여차례나 파업을 했다. 이로 인한 생산차질 피해는 1조원에 이를 정도다. 그 사이 협력사는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회사나 협력업체의 어려움에는 눈을 감은 채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귀족노조라는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자동차 업계의 흥망성쇠를 보면 대립적 노사관계를 극복하지 못한 곳은 여지없이 무너지거나 곤경에 처했다. 현대차도 예외일 수 없다. 지금처럼 노조가 떼를 써도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