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계는 제조기반이 약합니다.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스타트업은 설비투자비용이나 연구개발(R&D) 기간이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비해 약 3배 가량 부담이 크죠. 이때 필요한 것이 하드웨어 제조에 특화된 엑셀러레이터입니다.”
허제(사진) N15 공동대표는 25일 “국내 스타트업계에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양성 인프라가 매우 취약한데 글로벌 시장을 보면 하드웨어 제조분야가 굉장한 붐을 일으키고 있다”며 “한국에도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엑셀러레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N15은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를 표방하는 스타트업이다.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자본을 연계하고 기술력을 덧붙여 초기성장을 지원하는 플랫폼인데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분야다.
허 대표는 “우리나라에도 퀵스타터, 와디즈 등 제조기반 스타트업의 초기유통을 도와주는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에 비해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성공사례가 손에 꼽히는 정도”라며 “패션안경을 만드는 젠틀몬스터처럼 하드웨어를 만들어 성공한 사례는 투자도 안 받고 자기능력 만으로 성공궤도에 올랐는데 이 같은 사례를 더 만들려면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 회계사(AICPA) 출신인 허 대표는 3D 프린터 관련 기획저서 ‘3D프린터의 모든 것’의 저자이기도 하다. N15이란 사명은 국내 제조스타트업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용산 나진상가 15동에서 따왔다. N15 역시 나진상가에서 초기 담금질을 거친 후 외부로 나왔다. 2015년부터 약 60여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8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N15의 서비스 모델은 △지분투자 및 초기창업 지원 △시제품 제작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연계 등 크게 세 가지다.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가 아직 국내 시장에 생소한 분야여서 현재는 수익사업으로 시제품제작 서비스인 프로토엑스에 주력하고 있다. 프로토엑스는 아이디어부터 시제품 제작, 실제생산까지 모든 하드웨어 제조과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블루투스 스피커, IoT 멀티탭, 고체산소변환기, 스마트 음성인식 이동형냉장고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N15은 하드웨어 분야 중에서는 △3D프린터 △스마트 모빌리티 등을 주된 타깃으로 하고 있다. 3D프린터의 경우 허 대표 스스로가 3D 책을 쓰면서 전문성을 획득한 분야다. 작년에는 3D프린팅 소재회사에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N15은 내년에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 사업에 좀 더 비중을 둘 계획이다. 허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보면 잘 나가는 엑셀러레이터는 대기업과 연계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향이 보인다”며 “스타트업의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그 기술을 인정해주는 파트너가 없다면 성장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자본이 뒷받침 되는 기업들이 그 공백을 채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