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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건 원장의 탈모 이야기-7] 흰 머리카락은 뽑아야할까?

뽑은 머리카락은 다시 안 나올 확률 높아

새치 뽑으면 두가닥 나온다는 말은 '거짓'

옥건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옥건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더 느끼는 감정이지만, 이맘때면 한 살 더 먹게 된다는 사실이 즐겁지만은 않다. 당나라의 시성(詩聖)이면서 역대 중국 최고의 시인이라 칭송받는 두보(杜甫)의 유명한 시 중에 ‘등고(登高·높은 곳에 올라)’라는 시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인생의 무상함을 읊은 것인데 필자가 고등학교 시절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던 이 시를 읽고 혼자 감상에 젖었던 기억이 아련하다.

두보의 시들은 인생의 회한과 무상을 노래한 것이 많은데 그의 시 중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가 흰머리다. 등고에서는 흰머리를 상빈, 즉 서리같이 흰 귀밑머리로 묘사하고 있다. 요즘 들어 늘어나는 필자의 새치에 연로하신 백발의 어머니께서 오히려 걱정을 더 많이 해 주신다. 예나 지금이나 늘어가는 흰머리는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필자가 모발이식 수술한 분 중에 머리 전체가 백발인 나이 드신 분이 있는데 염색하지 않고 백발을 그대로 두니 분위기도 있고 멋있으시다. 외국에 가면 오히려 백발이 더 인기가 많다고 자랑까지 하신다. 예순이 넘으신 분이지만 오히려 젊은 생각으로 자신의 백발과 지금의 삶을 즐기신다니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인 것 같다. 강경화 외무부 장관을 봐도 검은 머리보다는 백발이 더 어울리고 젊어 보이는 것 같다. 참고로 흰 머리가 많은 분들은 모발이식 하루 이틀 전에 검은색으로 반드시 두피까지 염색해야 한다. 흰 머리는 뿌리도 하얘 피부색과 구별하기 힘들어 염색하지 않으면 모발이식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처럼 백발은 분위기가 있고 더 멋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연합뉴스강경화 외교부 장관처럼 백발은 분위기가 있고 더 멋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연합뉴스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늙어가면서 제일 먼저 눈에 띄게 되는 것이 흰머리다. 한두 개 새치가 생기면 우선 뽑기부터 하는데 당장은 흰머리가 없어서 좋아 보이겠지만 일단 뽑힌 머리칼은 다시 안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한 올이라도 아끼는 것이 좋다.

흔히 새치 하나를 뽑으면 새치 두 가닥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새치를 뽑은 자리에서는 새치가 다시 나온다더라도 더 늘어나지는 않는다. 새치가 더 많아진다고 느끼는 것은 다른 검은 머리칼이 새치로 변하기 때문이다. 머리칼의 전체 수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어서 더 늘어나지 않는다.

나이 든 사람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에게 새치가 나기도 하는데 젊은 사람의 흰머리는 유전일 수도 있지만 드물고 대부분 혈액 순환장애, 영양소 결핍,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이다.


나이 들어가며 늘어나는 흰머리는 노화의 자연적인 현상으로도 볼 수 있지만, 당뇨·호르몬 불균형 등 전신 질환 때문일 수도 있다. 나이에 따른 흰머리도 유전의 영향을 받으며 유전 성향이 있는 사람은 같은 나잇대보다 빨리 백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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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머리나 새치가 생기는 원리는 자세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추정되는 여러 원인 중에 가장 흔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것은 모발 뿌리에서 검은 색소를 만들어 내는 멜라닌 세포의 이상이다. 멜라닌 세포는 보통 흑갈색과 적황색 색소를 만들어 내는데 동양인은 대부분 흑갈색 멜라닌세포가 많아 모발도 검은색이다. 멜라닌 세포가 작용을 멈추게 되면 뿌리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모발에 검은 색소 공급이 되지 않아 흰색 모발이 자라게 되는데 멜라닌 세포가 작용하더라도 멜라닌을 만들 수 있는 영양분이 세포에 공급되지 않으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드물지만 모발이식 수술 후 기존 머리가 희게 난다고 호소하는 분이 있는데 수술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모발이식 후 3~6개월 안에 대부분 회복된다. 이런 경우에는 모발들 중 일부 모발이 흰 것이 아니라 머리칼 한 개를 봤을 때 중간에 브리지처럼 흰 띠가 생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모발을 만들어 내는 세포들은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 후 스트레스로 인해 멜라닌 세포만 잠시 기절하다시피 색소 생성 작용을 멈췄다가 일정 기간 후 다시 검은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내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모발은 뿌리 부분의 세포가 분열해 밀어내면서 피부 밖으로 자라나는 것으로 피부에서 멀리 떨어진 부분일수록 이전에 만들어진 세포이다. 따라서 새치는 검은 머리가 갑자기 희게 되는 것이 아니라 검은 머리가 뿌리부터 점차 희게 되는 것이다. 새치가 생기는 초기에 윗부분은 검은 머리 아랫부분은 흰머리인 모발을 찾아볼 수 있다.

/okhairline@naver.com

옥건 원장은···

▲가톨릭의과대학 졸업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 Best Practical Tip 수상

조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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