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009540)그룹이 선주사가 인수를 거부해 떠안은 시추선을 모두 처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처분으로 현대중공업은 유동성을 개선하는 한편 해양플랜트 사업도 순항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시추설비 투자회사 노던드릴링(NODL)이 최근 현대중공업이 소유한 시추선 ‘볼스타 돌핀’을 4억달러(약 4,300억원)에 사들이는 옵션을 행사한다고 발표했다. 볼스타 돌핀은 최대 1만피트 수심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반잠수식 시추선(semi submersible rig)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시추선을 2019년 1월께 NODL측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 시추선은 당초 노르웨이 선주사 ‘프레드올센 에너지’로부터 수주했다. 하지만 발주사가 일방적으로 계약 취소를 통보한 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이 시추선의 소유권을 갖고 있었다.
이번 매각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보유한 시추선들의 처분하는 작업을 모두 마쳤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현대삼호중공업이 반잠수식 시추선 1기를 노르웨이 해운사 씨탱커에 3억7,000만 달러를 받고 매각한 바 있다. 이 시추선은 2015년 9월 현대삼호중공업이 씨드릴(Seadrill)사로부터 수주했다가 ‘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다. 이후 현대삼호중공업이 소유권을 넘겨받고 영국해상중재인협회(LMAA)를 중재를 거쳐 씨탱커에 팔았다. 당시 씨탱커는 현대중공업의 반잠수시추선 ‘볼스타 돌핀’을 2019년까지 인수할 수 있는 옵션도 함께 사들였는데 이번에 그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씨탱커는 이번에 옵션 행사를 발표한 NODL 지분 40%를 보유한 모회사다. 씨탱커나 NODL 모두 ‘노르웨이 선박왕’ 존 프레드릭슨 회장 소유의 계열사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두 시추선 계약 취소에 따른 손실은 이미 수 년 전 장부에 반영된 상태”라며 “이번 매각으로 보유했던 시추선 매각이 마무리돼 유동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추선이 모두 팔린 것은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업황이 개선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