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로터리] 반려동물보험, 활성화가 필요하다

한기정 보험연구원 원장





우리나라 반려동물 수는 800만마리로 추정되고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비중은 계속 증가 중이다. 반려동물 수도 증가하고 반려동물 문화도 성숙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 리스크에 대비하는 반려동물보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자주 보고되면서 인신공격사고로 지게 되는 배상책임을 담보하는 반려동물 배상책임보험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반려동물보험은 반려동물의 질병 및 상해로 인한 치료비와 배상책임을 함께 보장하지만 인신공격사고가 늘면서 배상책임만 따로 보장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도 커지는 상황이다.

수요 증가와 달리 아직 반려동물보험의 공급은 매우 제한적이다.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에서는 반려동물보험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공급이 제한적인 것은 과거에 겪은 실패 경험 때문이다. 반려동물보험은 과거 출시됐다가 보험회사 손해율 악화로 시장에서 공급이 중단된 쓰린 경험이 있다. 아쉽게도 대다수 보험회사는 과거 실패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적극적 상품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일부 보험회사가 3종의 반려동물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 과거 실패를 교훈 삼아 인수심사를 강화하고 보장범위를 조정함으로써 시장에 안착 중인 점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보험회사가 반려동물보험을 개발하는 데 겪는 주된 어려움으로는 반려동물 등록률이 낮고 의료비 예측이 곤란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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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반려동물 등록률이 낮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부터 반려동물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등록된 반려동물은 전체 반려동물의 10~15% 수준으로 낮은 편이고 신규 등록된 반려동물 중에서 연령 등 개체식별이 용이한 마이크로칩을 이식한 경우는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연령 등 개체식별이 용이하지 않으면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 사이에 정보 비대칭성이 생길 수 있어 반려동물보험 개발이 어려워진다.

다음으로 의료비 예측이 곤란하다. 반려동물의 진료비는 표준화돼 있지 않고 동물병원별로 차이가 난다. 보험회사가 보험료 산출의 기초인 예상 진료비를 추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이다. 현재 보험회사들은 시장에서 형성된 평균적 진료비를 자체적으로 조사해 예상 진료비를 추정한다. 반려동물 진료비의 표준화 또는 공시제도 등은 예상 진료비 추정을 보다 용이하게 함으로써 반려동물보험 개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반려동물보험의 개발을 촉진해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보험상품이 개발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등록제의 정착, 의료비 예측의 용이성 진전 등 환경적인 기반이 신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보험 활성화가 반려동물 및 양육가구뿐만 아니라 보험산업과 수의산업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지를 모아 체계적으로 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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