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린 애플을 상대로 한 소비자 집단소송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야심 차게 선보인 ‘아이폰X’의 판매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애플의 앞날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시노링크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내년 1·4분기 아이폰X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1,000만대 적은 3,5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미 증시정보 업체 JL워런캐피털도 최근 아이폰X 출하량이 올 4·4분기 3,000만대에서 내년 1·4분기 2,500만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증권가에서 일제히 수요 감소를 예상하는 것은 아이폰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아이폰X가 비싼 가격에 비해 흥미를 끌 만한 혁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아이폰X 출고가는 999달러로 전작 아이폰8보다 300달러나 비싸다.
혹평이 이어지자 애플이 자체적으로 내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만 매체 이코노믹데일리뉴스는 이날 부품공급 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내년 1·4분기 아이폰X 판매 전망치를 5,000만대에서 3,000만대로 낮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아이폰X 주요 생산기지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의 중국 정저우 공장이 최근 근로자 모집을 중단했다고도 전했다.
아이폰X의 판매부진 전망은 최근 애플에 대한 집단소송이 미국을 넘어 다른 국가로 번지는 가운데 나온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애플이 기기보호를 위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일부러 떨어뜨렸다는 발표 이후 미국에서 며칠 새 총 4건의 집단소송이 제기된 가운데 이날 이스라엘에서도 이용자 2명이 텔아비브 법원에 소송을 냈다. 집단소송은 한 곳에서라도 배상 판결이 나면 다른 피해자들도 별도의 소송 없이 배상을 받을 수 있어 애플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