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벼랑끝 금호타이어...노조는 청와대 대규모 시위

45인승 버스 25대 빌려

29일 여의도 등서 투쟁

업계 "막무가내 행보 우려"

금호타이어(073240) 노조가 법정관리 문턱에 서 있는 회사의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 상경 투쟁을 택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방향에 대한 결정권을 쥔 산업은행은 물론 청와대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를 외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막무가내식 행보에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26일 금호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과 곡성 공장 근로자 1,000여명은 오는 29일 청와대와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인다. 노조 확대 간부와 29일이 휴무일인 일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상경을 위해 45인승 버스 25대를 빌려놓은 상태다. 이날 하루 공장 가동도 최소화한다. 노조 집행부는 쟁대위 투쟁지침을 통해 △확대 간부 파업 △전 조합원 휴근·잔업·조출 전면 금지를 조합원들에게 공지했다. 지침 불이행자에 대한 조치는 향후 임시 대의원회의에서 논의하겠다는 점도 명시했다.


경영정상화를 명분으로 한 구조조정에 일정 동의할 수 없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앞서 지난 12일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타이어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12.2%)을 기초로 경영정상화에 2,922억원이 필요하다고 산정하고 경영개선 절차 기간 중 임금동결과 복리후생 항목 조정, 근무형태 변경 등을 담은 자구안을 내놓았다. 현재 노조 소속이 아닌 일반 사무직 대다수는 자구안에 동의했지만 노조는 사측의 경영정상화 설명회조차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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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노조의 일방통행식 강성 행보가 결국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지연시키는 것은 물론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당초 이달 중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의 향후 경영정상화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내년 1월로 잠정 연기한 상태다. 노조의 자구안 동의 여부와 자구계획의 수준 등을 먼저 점검한 후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적인 요구 사항 등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28일 만기인 금호타이어 채권 1조9,000억원에 대한 유예기간을 다음달 28일까지 연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끝내 노조가 자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틸 경우 단기 법정관리 형태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 방식의 구조조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채권단 안팎에서 나온다.

국내 대표적인 귀족 노조로 꼽히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한 비판이 크다. 지난해 기준 금호타이어 근로자 1인당 평균 연봉은 6,900만원으로 넥센타이어(6,100만원)는 물론 생산성이 월등한 한국타이어(6,800만원)보다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P플랜에 돌입하면 법원 주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금호타이어 노조만 모르는 것 같다”면서 “국내 대표적인 귀족 노조로 꼽히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강성 행보가 이어지는 이상 경영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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