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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결심] 이재용 "그룹 회장 타이틀은 이건희 회장이 마지막"

"순환출자 해소 노력했다" 변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경영권 승계와 경영 구상에 대한 평소 생각을 비교적 자세히 풀어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 번복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순환출자 문제를 언급할 때는 특검팀 질문을 되받아치는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펼쳤다.


이 부회장은 이날 “앞으로 그룹 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없을 것이고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마지막 삼성그룹 회장 타이틀을 가진 분이 될 거라고 혼자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특검팀이 ‘이 회장 유고 시 그룹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룹 회장직과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프레임에 맞추려는 특검팀의 의도된 질문이었지만 이 부회장은 애초부터 ‘그룹 회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며 특검팀의 전제 자체를 무력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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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한 관계자는 “법리적인 부분도 물론 고려했겠지만 그보다는 평소 삼성의 후계자로서 오랜 기간 생각해왔던 부분을 별다른 계산 없이 솔직하게 얘기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간 재벌의 선단식 경영 방식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8월 1심 때도 “내 소속은 처음부터 삼성전자였고 업무의 95% 이상이 전자와 전자 계열사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지배주주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단순히 지분 몇%를 확보하는 차원이 아닌 경영능력 입증에 달린 문제라는 소신도 재차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고 외아들이라는 것이 사실이지만 경영을 잘해서 스테이크 홀더(Stakeholder·이해관계자)로부터 인정받아 떳떳하게 (경영을)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서도 “경영을 잘하고 혁신하고 성장하면 저절로 해결된다”며 “복잡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년간 다 해소가 안 된 걸 보면 쉬운 문제가 아닌 것 아니냐’는 특검팀 공격에는 “2008년 86개 순환출자 고리가 10년간 7개로 줄었으면 열심히 줄인 것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맞받기도 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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