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가요

[SE★초점] '라이브+팀워크'로 증명한 방탄소년단의 '이름값'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신인 아이돌이 꼭 한 번씩 거쳐 가는 질문이 있다면 바로 ‘롤모델이 누군가?’다. 올해 역시 수많은 아이돌이 저마다 존경하고 닮고 싶은 선배들의 이름을 거론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많이 언급된 선배의 이름 중 하나가 바로 방탄소년단이다.

그렇게 ‘죽기 전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해볼 수 있을까?’를 꿈꾸던 소년들은 어느새 누군가의 동경의 대상이 될 만큼, 질적·양적 성장을 이뤘다.


데뷔 초만 해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힙합을 베이스로 한 아이돌에 대한 편견, 중소기획사 소속 등 흔히들 말하는 ‘비주류’의 요건을 많이 갖추고 있던 그들의 성공을 점치는 이 역시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쟤네도 얼마 못 가겠네”라는 일부 대중의 비판에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은 이런 말을 했다. “증명 하겠습니다”라고.

데뷔 이후부터 계단을 올라가듯 조금씩 성장해오던 방탄소년단, 특히 그들에게 2017년은 상상으로만 품어왔던 꿈들이 현실로 바뀐 한 해였다. 그들이라고 ‘빌보드 어워즈’나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무대에 서게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CBS 심야 토크쇼 ‘제임스 코든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 ABC ‘지미 키멜 라이브’, NBC 토크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 ABC 신년 맞이 특집 방송 ‘딕 클락스 뉴 이어즈 로킹 이브’ 등 미국 유명 프로그램 출연을 비롯해, 유튜브 MV 조회수 K팝그룹 최단기간 2억뷰 돌파, 빌보드 핫 100 진입, 142만 장의 앨범 판매고 등 그들의 2017년에는 늘 최고, 최초의 수식어가 붙었다. 말 그대로 그들이 호언장담했던 ‘증명 하겠다’는 말을 제대로 증명한 셈이다.

그들이 보여준 증명은 수치에 국한하지 않았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각종 가요 시상식과 축제 무대에서 방탄소년단은 왜 자신들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무대로 몸소 보여줬다. 지난 29일 개최된 ‘2017 KBS 가요대축제’에서도 그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진=2017 KBS 가요대축제/사진=2017 KBS 가요대축제


방탄소년단은 올해 초 발표한 ‘봄날’로 무대를 열었다. ‘봄날’ 무대 말미에는 앞서 발표한 히트곡들의 안무들을 퍼포먼스로 녹여내 의미를 더했다. 이어 보컬 라인 멤버 정국, 지민, 진, 뷔가 ‘로스트(LOST)’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래퍼 라인 RM, 슈가, 제이홉은 ‘BTS 싸이퍼4(Cypher4)’로 강렬한 랩핑을 선보였다.


또 방탄소년단은 제복을 입고 등장해 ‘디앤에이(DNA)’, ‘낫 투데이(NOT TODAY)’로 꽉 찬 무대를 선사했다. 대부분 가수들이 ‘라이브 AR’ 버전의 음원을 사용한 것과 달리, 방탄소년단은 밴드 세션과 함께 전곡을 올 라이브로 펼쳐 마치 단독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관련기사



분명 그들에게 ‘올 라이브’는 선택의 몫이었다. 방송사가 한 해를 정리하는 일환으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는 행사라는 점, 생방송, 체력 소모가 큰 격한 안무 등을 감안하면 ‘라이브’는 그만큼의 위험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날 ‘로스트’ 무대 당시 지민의 마이크가 잘 나오지 않아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그럼에도 라이브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무대에 자신이 있다는 반증이라 볼 수 있다. 더불어 팬들이 자신들의 어떤 점에 열광하는 지 잘 알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영리함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단 한 마디의 멘트나 인사 없이 ‘봄날’부터 ‘낫 투데이’까지 다섯 곡을 휘몰아쳤다. ‘낫 투데이’ 무대가 끝남과 동시에 힘이 풀려 비틀거리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그들이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이 소통이나 음악적 메시지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평소에도 유명했던 방탄소년단의 끈끈한 팀워크가 더해져 무대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국내외 팬들을 매료시킨 방탄소년단만의 파워풀한 칼군무는 멤버들의 합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만큼 방탄소년단은 개인으로 있을 때보다 멤버들이 하나로 뭉쳤을 때 내는 시너지가 굉장한 팀이다.

방탄소년단 내 ‘댄스의 양날개’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춤에 재능이 없었던 RM과 진이 다른 멤버들과의 이질감 없는 칼군무를 선보이는 것만 봐도 멤버들이 함께 얼마나 많은 연습을 통해 호흡을 맞춰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날 무대 역시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고, 다른 멤버들과 긴밀하게 호흡하는 모습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변함없는 그들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는 더욱 넓은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누구보다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냈을 방탄소년단, 이들이 2018년에 써나갈 새로운 이야기들에 기대가 모아진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