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국방개혁 청사진인 ‘국방개혁2.0’의 핵심 과제로 육군을 중심으로 최대 80명 가량의 대규모 장군 감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방부가 추진 중인 장군 감축 규모는 이명박 정부 때 수립했던 60명 감축안 규모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강도의 국방개혁안이 수립된 셈이다.
3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방개혁2.0’의 핵심 과제로 새해부터 단계적으로 장군 정원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 규모는 과거 정부 때 계획했던 60명을 훨씬 뛰어넘어 70∼80명 선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리 군의 장군 수가 430여명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최대 18% 가량의 장군 자리가 줄어드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발표한 ‘국방개혁 307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장군 총정원의 15%(당시 기준 60명)까지 감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때 수립한 ‘국방개혁 2014-2030’의 ‘수정1호’에서 40여명을 줄이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국방개혁을 추진하자는 취지에 따라 국민들이 국방개혁의 수준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핵심 과제로 장군 대폭 감축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방부는 지난 28일 단행한 장군 진급 인사에서도 장군 정원 감축 의지를 드러냈다.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한 규모를 최초 계획보다 7석 감축해 선발했다. 감축한 준장 7석은 육군 6석, 공군 1석이다. ‘국방개혁2.0’ 추진 과정에서 이뤄지는 장군 정원 감축도 육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장군 감축 의지를 밝혀왔지만, 정작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국방개혁 일환으로 군단 2개, 사단 5개, 여단 4개가 해체됐으나 장군은 고작 8명 줄었다. 이 가운데 3명은 방위사업청 소속으로 방사청 문민화 계획에 따른 감축이었다.
여기에다 내년에 1군사령부(대장)와 3군사령부(대장)가 통합되어 지상작전사령부(대장)가 출범하면 대장 직위 1석이 남게 되는데 이를 없앨지에 대해서도 아직 결론을 못 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430여명에 달하는 장군 수가 전체 병력 규모로 따지면 그다지 많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관련 시민단체들은 “2020년까지 50만명으로 군 병력을 감축해도 1만명당 장성수는 7.6명”이라며 “미군의 1만명당 5명 수준보다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국방부는 장군 대폭 감축을 위해 부대구조를 ‘슬림화’하는 방안도 ‘국방개혁2.0’에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이제 2018년을 ‘국방개혁2.0’의 원년으로 삼아 ‘표범 같이 날쌔고 강한 군대’ 건설에 매진하자”고 밝혔다.
이는 현재 ‘행정화된 군대’라는 비판을 받는 우리 군 조직을 슬림화해 유사시 즉각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동성 있는 군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정신전력원과 국방조사본부 등 국방부 직할부대장, 비전투부대장 등의 계급이 낮춰질 가능성이 크고, 전투부대가 아닌 지원부대, 창정비·인쇄창 등도 과감히 없애 가급적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명목상으로 군단장과 사단장 유고 때 직무를 대행토록 하는 부군단장(소장)과 부사단장(준장) 직위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