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김정은 "평창 대표단 파견 용의"…靑 "남북간 만남 제의 환영"

北, 국면전환 시간벌기 분석 속

"핵단추, 내 책상위에" 美 위협도

靑 "시기·장소 등 구애없이 대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9시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전9시30분(평양시 기준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남북 간 만남을 전격 제안했다. 대북제재로 경제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대화 국면 전환으로 시간을 벌고 핵·미사일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2018년 신년사 육성 연설에서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우리는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8면

이어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 있는 해”라고 덧붙였다.

경색된 남북 관계를 대화와 협력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북과 남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하며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면서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 맞서 남북 경협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핵 무력 완성’을 거듭 과시하며 미국을 위협했다. 그는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은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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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켓들을 대량 생산해 실전 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면서 핵·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검토 발언’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북한이 남북 당국 간의 만남을 제의한 것을 환영한다”며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세계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그동안 남북 관계 복원과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사안이라면 시기·장소·형식 등에 구애 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혀왔다”며 “청와대는 남북이 함께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한편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남북이 책임 있게 마주앉아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의 해법을 찾아 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제안에 청와대가 환영의 뜻을 밝힘으로써 조만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등을 위한 대화가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평창올림픽 기간 중 한미 연합군사훈련 연기→북한의 평창 참가→이후 대화국면 조성 등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 구상’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제안은 선수단 파견뿐 아니라 남북 대화 등을 풀어내는 부분까지 포함하는 것이라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고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청와대의 환영 메시지는 미국과 조율한 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규·박효정기자 classic@sedaily.com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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