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체감금리 이미 높은데…연초부터 대출금리 일제 상승

美 금리인상 예고에 선반영 효과

연초부터 은행 주담대 5%대 목전

창구선 대출 연장때 0.2%P 올려

한계가계·기업 부실 급증 우려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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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40)씨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하려다 금리 인상을 체감했다. 2억원을 고정금리로 매년 1년마다 연장해왔지만 새해 들어 금리가 갑자기 0.23%포인트나 불어난 것이다.


최근 5년간 금리가 계속 떨어져 오다 갑자기 금리가 올라가면서 김씨가 느끼는 체감 금리는 드러난 수치보다 훨씬 컸던 셈이다.

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선반영 효과로 국내 금리가 연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후 변동금리) 주담대 최고금리는 4.58∼4.85%에 이른다. 이는 1년 새 최대 0.55%포인트 상승한 것이지만 김씨의 사례처럼 일선 창구에서는 한꺼번에 0.2%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등 대출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농협은행 혼합형 주담대 가이드금리는 연 3.71∼4.85%로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금리가 가장 높게 적용됐다. 이에 따라 은행 주담대 금리 5%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주담대 가이드금리는 연 3.68∼4.79%, 우리은행은 연 3.58∼4.58%, KEB하나은행은 연 3.495∼4.695%다.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5∼4.85%로 직전 주 적용 금리(3.61∼4.81%)보다 0.04%포인트씩 올랐다. 국민은행은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일주일 단위로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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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는 대출금리에 비해 천천히 올랐지만 이미 2%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년 만기 예금은행 신규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0월보다 0.17%포인트 상승해 지난 2015년 3월 이후 처음 1.9%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이 총재의 금리 인상 신중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올해 최소 기준금리를 세 차례 올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한미 금리 역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센터장은 “연준이 많게는 네 차례까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한국은행도 연내 두 차례 정도로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자의 대출 어려움과 함께 한계가계의 부실 등 가계부채 리스크가 점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날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올해는 가계부채, 금리 인상, 환율 하락 등 무거운 짐을 지고 출발하는 한 해”라고 말했다. 더구나 한은이 실제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2배 증가할 것이라는 금융연구원의 분석 자료까지 나오면서 한계기업에 대한 부실 우려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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